"KBS, 수신료 모아 해고 작가의 삶 망치고 있나"

김예리 기자 2026. 3. 13. 20: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방송공사(KBS)가 노동위원회의 방송작가 부당해고 판정에 거듭 불복하며 진행한 행정소송 재판이 지난 12일 마무리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이날 KBS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의 공판을 열고 이날로 변론을 종결했다.

그 역시 중앙노동위에서 노동자로 인정받고 부당해고 구제 판정을 받았지만, KBS는 그를 기존 방송제작 직무가 아닌 행정직에 배치해 복직시켰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년 일한 작가 2024년 11월 해고…오는 26일 1심 선고
복직명령 재차 불복하고 이행강제금 물며 불이행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엔딩크레딧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행정법원은 빠른 결정으로 원고 KBS청주총국의 청구를 기각하라”고 밝혔다.

“KBS청주 작가의 투쟁이 이제 2년째 이어지고 있다. KBS가 말하는 수신료의 가치가 이런 건가? 한 가구에 2500원, 도대체 몇 가구를 모아 작가님의 삶을 망치고 있는 건가.”(KBS전주총국 부당해고 작가 A씨)

한국방송공사(KBS)가 노동위원회의 방송작가 부당해고 판정에 거듭 불복하며 진행한 행정소송 재판이 지난 12일 마무리됐다. 부당해고를 겪은 동료 방송노동자와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서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이날 KBS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의 공판을 열고 이날로 변론을 종결했다. 첫 공판이기도 했던 이날 심리는 KBS가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지난 8월 행정소송에 나선 뒤 약 7개월 만에 열렸다.

단체들은 “KBS청주총국이 패소가 뻔한 행정소송에 돌입한 것은 지옥 같은 시간에 노동자를 가두고 스스로 포기하게끔 유도하기 위함”이라며 “약 13년 동안 양질의 라디오 방송을 만들기 위해 매진해 온 한 노동자는 피 말리는 소송전에 내몰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옥 같은 시간에 갇혔다”고 했다.

KBS청주총국은 지난 2024년 11월, 자사에서 13년여 간 일해온 라디오작가 K씨를 해고했다. KBS는 K 작가와 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 K 작가는 프로그램이 종방해도 KBS 다른 프로그램에 배치돼 단절 없이 일해왔다. 노동위원회는 초심과 재심에서 모두 그가 노동자에 해당한다며 KBS에 복직을 명령했지만, KBS는 거듭 불복하며 3년째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우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K 작가는 원고 작성과 큐시트 제작, 출연자 섭외, 방송 녹음과 편집, 장비 준비와 각종 행정 업무까지 방송 제작 전반을 담당하며 방송사의 지휘와 감독 아래 일해 온 명백한 노동자였다. 그런데 공영방송이 이를 두 차례의 노동위 판정으로 확인 받고도 그를 지쳐 포기하게 만들려 시간을 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민의 수신료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수신료는 노동자를 괴롭히는 소송에 쓰일 돈이 아니라, 양질의 방송을 만들고 노동을 존중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KBS는 노동위의 부당해고 구제 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3375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았다.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시사토론 프로그램 작가로 일하다 2020년 부당해고를 당했던 A작가도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섰다. 그 역시 중앙노동위에서 노동자로 인정받고 부당해고 구제 판정을 받았지만, KBS는 그를 기존 방송제작 직무가 아닌 행정직에 배치해 복직시켰다. A 작가는 작가 직무로 복귀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복직만 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다. 노동위에서 부당해고와 근로자성을 인정 받고 복직했지만 작가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유배지'라 불리는 수신료 민원 업무를 하고 있다. 연봉은 협상이 아닌 관리자들의 평가로 정해지고, 복직한 지 5년째, 최저시급이 안 된다는 이유로 계약서를 갱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A작가는 “여태 작가로 먹고 살던 사람을 행정으로 밀어낸다는 게 정말 최선인가. 20대에 이어 30대, 저의 젊은 날의 수많은 표정들이 노동현장의 편견 아래 짓밟히는 현실이 못내 서럽다”며 “우리가 작가로 복직하는 날까지, 꼭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진재연 집행위원장은 “프리랜서는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다. 계약부터 권력 관계가 작동한다. 방송사들은 원칙과 기준도 없이 쓰고 버리기 위해 프리랜서 계약형태를 수십년 간 악용해왔다”며 “서울행정법원의 방송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 진전을 가져오는 결정을 내놓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