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끼임사 이주노동자 ‘다발성 손상’…유족 “비극 반복 안돼”
경기 노동단체 “비상정지 장치·2인1조 작업 미준수” 지적

이천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작업 중 숨진 베트남 국적 20대 이주노동자의 사인이 다발성 손상에 따른 출혈로 확인됐다. 경찰은 중대재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넘길 예정이다.
<인천일보 2026년 3월12일자 온라인뉴스>
13일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로 숨진 베트남 국적 뚜안(23)씨에 대한 부검 결과 '다발성 손상에 따른 출혈'이 사인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했다.
경찰은 해당 소견과 기초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경기남부청 형사기동대 산하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첩할 예정이다. 산업재해의 경우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재해수사팀 이관 대상이 된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2시40분쯤 이천시 호법면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뚜안씨가 대형 컨베이어 벨트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기이주평등연대 등은 지난 12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 이주노동자가 방치된 채 또다시 목숨을 잃었다"며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뚜안씨는 야간 2교대 근무 중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였음에도 기계가 즉시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사고 현장에 비상정지 장치나 보호 덮개 등 기본적인 안전 설비가 전무했고, 위험 작업임에도 2인1조 원칙 없이 야간 단독 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계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위험한 작업 관행이 이어져 왔다"며 과거 산재 은폐 의혹까지 제기했다.
유족 측 대리인인 이용덕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활동가는 "수리나 점검 과정에서 기계를 멈추는 것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이라며 "비상 스위치나 안전장치, 2인1조 작업 원칙 등이 지켜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라고 말했다.
숨진 뚜안씨는 5남매 중 장남으로, 동생들 학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부산에서 일하다 2024년 5월 사고를 당한 자갈 가공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유족 측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혀 달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안씨 빈소는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 국화 7호실에 마련돼 조문이 진행되고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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