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산정 기준 달라졌는데… 지침 없어 뿔난 행정실 직원들
산정식은 없고 “높은 금액 줘라” 한 줄뿐
경기도교육청 지침 부재에 학교 현장 ‘혼란’

정기적 임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기간제 교원들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경기지역 학교 행정실 직원들은 경기도교육청이 명확한 퇴직금 산정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발표한 ‘2026 공립 유·초·중등·특수학교 계약제 교원 운영 지침’에는 퇴직금 산정 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한다는 문구가 새롭게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에서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고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하면서 통상임금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약직 교원들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지급액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 산정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 지침에는 평균임금 ‘산정식’이 제시돼 있어 학교 급여 담당자들이 이를 적용해 계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중 높은 금액을 적용하도록 기준이 바뀌면서 산정식은 사라지고 ‘더 높은 금액을 적용한다’는 문구만 남았다.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수당 범위도 명확하지 않아 학교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는 실정이다.
파주시 한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A씨는 “같은 ‘성과상여금’이라도 학교와 지급 년도에 따라 기준이 달라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결국 급여 담당자가 포함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다 보니 학교마다 퇴직금 산정 결과가 제각각”이라고 했다.
이어 “계약직 교원은 최대 4년까지 근무할 수 있어 어떤 근거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퇴직금이 최대 100만원까지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환수 절차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급여 담당자들은 일부러 보수적인 평균임금으로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천과 부산의 경우 시교육청이 엑셀 서식을 제작해 학교에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여 담당자가 서식에 따라 급여와 수당을 입력하면 퇴직금이 자동으로 계산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교원인사 부서에선 관련 법령을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지만, 보수 관련 법령의 해석과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전문 지식이 필요해 안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부서와 협의해 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안내 자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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