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출신 OECD 대사·법조 출신 유엔대사... 전문성보단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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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해외 공관장 인선이 '보은 인사'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13일 최근 백태웅 신임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 해당 공관 업무 특성과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 해외 공관장으로 발탁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대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데다 정권 초반인 만큼 해외 공관장 인사 주도권은 청와대의 소수가 쥐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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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임공관장 자리 놓고 경쟁 치열... 전문성은 뒷전

이재명 정부의 해외 공관장 인선이 '보은 인사'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관 업무 전문성보다는 대선 공신·측근 발탁으로 보이는 인선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13일 최근 백태웅 신임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 해당 공관 업무 특성과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 해외 공관장으로 발탁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대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데다 정권 초반인 만큼 해외 공관장 인사 주도권은 청와대의 소수가 쥐고 있다는 뜻이다.
전날 외교부는 백태웅(63) 미국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주OECD 대사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백 대사는 1989년 박노해 시인 등과 사회주의 계급 혁명을 표방한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을 결성했다가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1999년 특별사면 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국제인권법 석·박사를 취득, 2011년부터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한 '인권 전문가'다.
하지만 그가 부임할 주OECD 대사직은 그간 기획재정부 출신의 경제 관료들이 도맡았던 곳이다. 선진국 그룹끼리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각국 정책을 토론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경제 전문가가 아니면, 회원국 간 일상적 교류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OECD 대사는 경제 부처 장관을 시킬 인물을 트레이닝(훈련)시키는 자리로 인식될 정도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가 아니라면 회원국 대사들과의 기본적인 토론조차 하기 어려울 텐데 정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내보내면, 기존에 돌아갔던 기능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 대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산하 '국제기준 사법정의 실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외교가는 백 대사의 정권 창출 기여분이 이번 인사에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주유엔 대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차지훈 변호사가 임명됐다. 당시 외교부는 차 대사의 발탁 배경에 "중재 경험이 많은 법조인으로 고도의 국제법 지식을 요하는 유엔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글로벌 외교 판세를 종합적으로 읽어야 하는 유엔 대사로서의 자질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당시 외교부는 차 대사 임명과 동시에 이미 6년 전 주유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냈던 직업 외교관인 배종인을 차석 대사로 '재기용'했다. 이 역시 외교 경력이 전무한 차 대사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됐다.
문제는 이 같은 시혜성 공관장 인사가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72개 재외공관 중 30여 곳이 공석이다. "어느 때보다 철저한 인사 검증을 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지만, 정권에 줄을 선 이들끼리 특임공관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 탓에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 전략에 따른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애당초 전략이 없으니, 굳이 전문가나 외교관이 불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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