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창세기전 키우기, 추억을 가장 편하게 만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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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뉴노멀소프트가 새롭게 선보인 '창세기전 키우기'는 '창세기전'의 이름을 담았으면서도 그 부담을 낮추는 쪽을 택했다. 무거운 서사 대신 방치형 RPG라는 가벼운 그릇에 익숙한 캐릭터들을 담아, 오랜 팬들이 편하게 다시 접속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놓았다.
우선 눈에 띄는 이 게임의 특징은 시각적인 부분이다. 방치형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2등신이나 3등신의 귀여운 SD 캐릭터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 게임은 그 공식을 따르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는 '창세기전'의 모습을 유지하며 유명 캐릭터들이 보여주던 무게감을 그대로 살렸다.
덕분에 '키우기' 게임이면서도 캐릭터를 수집하고 감상하는 본연의 맛이 살아있고, 필살기 등 스킬의 연출도 방치형의 빠른 템포 속에서 숏컷(Short-cut)과 같이 가능한 최적의 연출 방법에 대한 고민도 느껴진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온 게 아니라 원작 고유의 결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팬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물론 필드에서의 싸움만을 지켜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창세기전 키우기'는 그 싸움을 풍성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일반 스테이지 외에도 시간 제한 전투부터 보스전, 월드 보스전 등 여러 형태의 전투 콘텐츠가 마련돼 있어 반복의 지루함을 덜어냈다. 특히 각 콘텐츠의 특성에 맞춰 어떤 캐릭터로 변신해 상성을 공략하고 효율적인 스킬 체인을 구성할지 고민하는 재미가 이 단조로움을 상쇄한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쌓이는 구조도 잘 짜여 있다. 방치형 게임의 고질적인 단점은 성장이 막히면 할 게 없다는 것으로, 그냥 게임을 끄고 보상이 쌓이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 게임은 그 공백을 농장, 광산 등 다양한 내실 콘텐츠로 채웠다. 스테이지가 막혀도 수확과 채굴을 통해 얻은 자원으로 캐릭터의 잠재력을 깨우거나 장비를 강화하는 등 할 일이 생기고, 그 할 일들이 결국 다시 전투력으로 돌아오게 했다.
꾸준히 접속하면 쌓이는 게 보이고, 그게 어느 순간 성장으로 터지는 느낌이 이 장르의 재미인데, 이 게임은 그 흐름을 아주 촘촘하게 만들어놨다. 결국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자원은 시간이고, 그 시간을 들인 이용자에게 게임은 배신하지 않는 정직한 성장을 보여준다.


과금 구조도 꽤 관대한 편으로 전설 영웅을 뽑기 운 없이 제작으로 확정 획득할 수 있고, 유료 패키지도 시간을 투자해 만들어낼 수 있다. 방치형 게임에서 흔치 않은 설계인데, 매일 접속해 일과를 소화하다 보면 원하는 영웅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경로가 눈에 보인다. 과금이 성장을 '앞당기는' 수단이지 '이기는' 수단이 아닌 구조라, 무과금으로도 오래 즐길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설계는 추억을 다시 꺼내든 팬들이 부담 없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친절함을 넘어 게임과 IP의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겠다는 의지처럼 읽히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창세기전' 게임 중 가장 판타지 세계 속으로 뛰어들기 좋은 선택이고, 내 애정을 캐릭터들의 성장으로 바꾸며 과거의 추억을 현재의 재미로 바꿀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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