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둘러싼 두 종교의 끝없는 분쟁 [북스&]

최수문 선임기자 2026. 3. 13. 18: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종교간 갈등과 대립, 특히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분쟁에 대해 쓴 책은 수도 없이 많다.

레이먼드 이브라힘의 '기독교-이슬람 전쟁사(원제 Sword and Scimitar)'가 독특한 것은 양측의 군사적 충돌을 소재로 서로간의 차이와 공통점, 지향하는 바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기독교나 이슬람 모두 고대 로마제국에서는 변방이었던 중동에서 발생한 것도 흥미롭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이슬람 전쟁사 (레이먼드 이브라힘 지음, 책과함께 펴냄)

종교간 갈등과 대립, 특히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분쟁에 대해 쓴 책은 수도 없이 많다. 레이먼드 이브라힘의 ‘기독교-이슬람 전쟁사(원제 Sword and Scimitar)’가 독특한 것은 양측의 군사적 충돌을 소재로 서로간의 차이와 공통점, 지향하는 바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기독교도의 ‘칼(sword)’과 이슬람교도의 ‘칼(scimitar)’이 영문 제목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양 문명의 군사적 충돌을 방대한 사료와 치밀한 분석을 통해 복원하며, 공존과 교류라는 서사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잔혹한 전쟁의 역사를 들춘다. 이를 위해 이슬람이 7세기초 본격 대두할 때부터 17세기 동유럽에서 최종 후퇴할 때까지 1000여 년간 벌어진 8번의 주요 전쟁을 다룬다. 서기 636년 야르무크 전투부터 투르, 만지케르트, 하틴, 콘스탄티노플 등을 거쳐 1683년 빈 전투 등 주요 전쟁의 결정적 장면을 차례로 짚어나간다. 결과는 4승 4패다. 전쟁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영토 변화, 권력 질서의 재편, 상대방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역사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며 초기 이슬람 세력의 팽창, 동로마와의 사투, 예루살렘을 둘러싼 공방, 십자군 전쟁, 오스만의 유럽 진출, 근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충돌을 일관된 문제의식 아래 재구성한다.

때로 잔혹하리만치 사실적인 묘사가 펼쳐지는 것도 책의 묘미다. 생생한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패배가 새롭게 국력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고, 승리가 예상치 못한 갈등을 불러오는 역사의 흐름이 포착된다.

저자에 따르면 기독교와 이슬람은 하나의 세계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고대 로마제국을 기독교화하면서 탄생한 기독교 국가들은 로마제국은 물론 그 이전의 고대 그리스나 헬레니즘 세계 모두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슬람은 자신들이 로마를 계승했다는 입장이다. 두 종교 모두 상대방을 정복하고 흡수할 사명을 ‘신’이 부여했다고 본다. 그리고 서로가 만났을 때는 경제나 사회가 아니라 종교를 앞세웠다. 분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기독교나 이슬람 모두 고대 로마제국에서는 변방이었던 중동에서 발생한 것도 흥미롭다. 특히 근대 양측의 대립은 현대사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17세기 빈 전투 이후는 기독교의 팽창의 시기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기독교의 중동 공략은 이런 반동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한때 기독교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부를 지배했지만 종교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21세기 들어서도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장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전쟁을 벌이며 인류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저자는 기독교도 이집트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왔고 중동과 이슬람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란 탓에 전반적으로 기독교 편향이 보이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3만 3000원.

최수문 선임기자 chs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