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태평양 해안을 달리다... 러너들의 축제 '사이판 마라톤 2026'

박은하 기자 2026. 3.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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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따라 달리는 이국적인 코스… 스포츠케이션 여행지로 주목
새벽 시간 사이판 가라판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 앞에서 '사이판 마라톤 2026'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투어코리아=박은하 기자] 아직은 캄캄하지만 레이스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러너들의 모습과 준비운동으로 대회장의 열기가 대단하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오전 6시, 10km 레이스가 시작됐다. 새벽녘 어스름이 물러가려는 참이지만 밝은 보름달이 러너들의 앞길을 밝혀주었다.

평소와는 다른 서태평양 해변의 풍경을 즐기며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특히 대회에서는 더 큰 에너지를 주는 듯하다. 기자 역시 평소라면 힘들었을 2km 구간도 대회의 분위기 덕분인지 비교적 무난하게 넘어갔다.

사이판 로컬 러너이자 13세 참가자인 루잘라 레일라니(Ruszala Leilani)는 "사이판 마라톤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고, 러너들이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사이판 로컬 러너 루잘라 레일라니(Ruszala Leilani·왼쪽)와 레이스 코스 보급소에서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자원봉사자들./ 사진- 투어코리아 박은하 기자

이른 시간임에도 지역 주민들은 주로에 나와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물과 간식을 건네는 보급소 자원봉사자들의 응원과 지원도 마라톤 대회를 무사히 운영할 수 있게 돕는 든든한 힘이 된다.

밤새 비가 왔다 갔다 했는지 대회 내내 촉촉한 공기를 머금은 코스를 달렸다. 달리는 동안 비도 한차례 쏟아졌는데 오히려 열기로 달궈진 러너들의 몸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단비가 되었다.

반환점을 돌아 이제는 밝아진 하늘 아래 잔잔한 바다를 끼고 달린다. 고요한 바다만큼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 같다. 마주 오는 러너들과 눈짓으로 서로 응원을 주고받는다. 처음 본 사이지만 국적과 인종이 달라도 러닝이라는 하나의 관심사, 마라톤이라는 하나의 이벤트로 끈끈한 전우애가 생기는 듯하다. 이래서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완주의 에너지로 가득한 피니시 라인의 열기는 마라톤 시작 전보다 훨씬 더 고조된 느낌이다. 참가자들이 완주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절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채워지는 기분이다.

사이판 마라톤 참가자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있다(위). 중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완주 후 서로를 축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아래). 완주자에게 제공되는 메달과 기념품(오른쪽 아래)./ 사진- 투어코리아 박은하 기자

러너들의 열정으로 가득 메운 사이판 마라톤

아직 새벽 동도 트지 않은 시간인 오전 5시, 사이판의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는 밝은 조명과 레이스를 앞둔 러너들의 활기로 하루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였다. 지난 7일 북마리아나제도의 사이판에서 열린 '스케처스 사이판 마라톤 2026(SKECHERS Saipan Marathon 2026)'의 현장이다.

레이스를 앞두고 준비운동을 하는 사이판 마라톤 참가자들./ 사진- 투어코리아 박은하 기자

올해 18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MVA)과 북마리아나 육상협회(Northern Marianas Athletics)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표 스포츠 이벤트다. 메인 공식 후원사인 스케처스를 비롯해 코카콜라·파워에이드가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여했다. 골드 스폰서로는 유나이티드항공,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골드짐 사이판, IT&E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각국 15개국에서 모인 총 772명의 러너들이 사이판에 모였으며, 그 중 한국인의 비율은 전체의 37%로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또한 가수 션, 배우 고한민 등 러닝 인플루언서 등이 다수 참가해 대회의 분위기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었다.

가수 션이 '사이판 마라톤 2026' 현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마라톤처럼 몰입형 경험을 하며 사이판의 이국적인 자연 자원과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함께 즐기는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이 최근 여행·휴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국적인 해변 풍경을 코스 내내 즐길 수 있는 이번 대회는 5km·10km·하프·풀 코스로 구성됐으며, 시작은 사이판의 중심지 가라판(Garapan)에 위치한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에서 열렸다.

대회 전 몸을 푸는 러닝, 쉐이크아웃 런 세션

최근 국내외 러닝 커뮤니티에서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러닝 코스를 경험하는 '런트립(Run-trip)'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러닝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여행지에서 러닝을 즐기고 마라톤 대회를 경험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이다.

기자 역시 마라톤 10km 종목에 참가하면서 러닝 인플루언서 디어가 이끄는 쉐이크아웃 런에 참여했다.

사이판 마라톤 참가자들이 쉐이크아웃 런(Shakeout Run)을 하며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American Memorial Park)를 지나고 있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쉐이크아웃 런(Shakeout Run)은 메인 마라톤 대회 전날 몸 상태와 현지 코스를 확인하며 기후에 적응하는 가벼운 러닝 프로그램이다. 쉐이크아웃 런을 진행한 러닝 인플루언서 디어는 "한국에서 약 4시간이면 올 수 있고 치안 걱정도 적어 러닝 여행지로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러닝 인플루언서 디어가 쉐이크아웃 런을 앞두고 참가자들과 함께 준비운동 스트레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러닝 전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사이판의 명소인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American Memorial Park) ▲엘로이 S. 이노스 피스 공원(Eloy S. Inos Peace Park)을 지나는 코스를 달리며 남국의 풍경을 만끽했다.

쉐이크아웃 런 코스로 지나게 되는 사이판 엘로이 S. 이노스 피스 파크(Eloy S. Inos Peace Park)./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3월 초 한국의 날씨와 대조되는 사이판의 온화한 기후는 다음 날 열릴 마라톤 대회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처럼 대회 전 가볍게 몸을 푸는 쉐이크아웃 런은 현지 환경에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국 러너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사이판 마라톤

772명의 전체 참가자 중 한국인 참가자가 37%를 차지한 만큼 한국 러닝 열기는 이번 대회에서도 두드러졌다.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 사이판 대표 제니퍼 탄(Jennifer Tan)이 시상식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투어코리아 박은하 기자

10km 종목에서는 남자 1등 안은태(34:56), 2등 겐타 사이토(36:48), 3등 안영환(37:45)가 입상했다. 여자 부문에서는 이윤지(44:12), 박민경(47:23), 백기윤(50:30)가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하프 종목에서는 1등 쇼헤이 미야모토(1:19:14), 2등 주디 설리반(1:29:38), 3등 김동환(1:34:36)가 기록을 남겼다. 여자 부문에서는 릴리 물든(1:34:39), 김보은(1:47:17), 크리스티 브라이슨(1:49:03)가 상위권에 올랐다.

풀 종목에서는 남자 1등 히로키 나카지마(2:45:53), 2등 히로키 카이(2:55:07), 3등 김태권(2:59:31)이 입상했다. 여자 부문에서는 토모미 나카지마(3:17:16), 이시카와 에마리(3:49:27), 정예지(3:50:38)가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사이판 마라톤 시상식에서 입상자들과 시상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마리아나 관광청 이사회 의장, 마리아나관광청 장,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 사이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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