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2차 종합특검, 내란 특검과 삐걱대는 사연
실효성 논란 속에 출범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수사 인력 파견과 수사 기록 이첩을 두고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과 갈등을 빚은 사실도 확인됐다. 아직 수사 초반이기는 하지만, 벌써부터 종합특검팀 주변에서는 “정해진 수사 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힘들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판사 출신 권창영 변호사가 종합특검에 임명된 것은 지난달 5일. 특검은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25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가결한 2차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특검보 5명, 파견검사 15명, 파견 공무원 130명, 특별수사관 100명 등 총 250명의 인력을 꾸릴 수 있다. 수사 기간은 110일(준비 20일, 기본 90일)인데, 두 차례 30일씩 연장하면 최대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수사팀 구성은 준비기간 내에 마치는 게 관례다. 하지만 공식 출범 후 2주가 지났는데도 가용 인력의 절반쯤인 100여 명만 확보한 상태다. 가장 큰 원인은 1차 특검(3대 특검)과 달리 지원자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특히 검사 인력의 부재가 돋보인다. 특검보는 4명이 임명됐지만, 그들을 뒷받침해 수사를 이끌어 갈 검사는 5명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군검사 한 명은 왔다가 돌아갔다. 경찰과 검찰 수사관이 주축인 파견 공무원도 정원에 미달하고, 변호사 중에서 채용하는 특별수사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인기가 없는 것이다.
잘해야 본전
사실 이 같은 인력난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발족한 3대 특검 구성원들에게는 내란 진상 규명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비리를 단죄한다는 명분과 자부심이 있었다. 특검 참여 경력이 향후 승진과 보직 인사에서 도움이 된다는 기대심리도 있었다. 전례에 비춰보면, 특검에 파견됐던 검사들과 수사관들은 실제로 그 덕을 봤다. 특히 검사들은 뒷날 변호사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이를 적극 활용했다.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한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종합특검은 그런 이점이 별로 없다. 1차 특검에서 규명하지 못한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3대 특검에서 다뤘거나 부수적인 내용이라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탕 특검’이니 ‘지방선거용’이니 하는 비판은 수사 참여를 망설이게 한다. ‘특검에 대한 특검’ 성격인 만큼 수사 실적이 신통찮으면 비난과 정치공세를 감수해야 한다. 일부 사건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뒤치다꺼리’라는 이미지 때문에 1차 특검 때와는 달리 화려한 조명을 받기도 어렵다. 경력에 도움은커녕 자칫 빨간 줄이 그어질 수도 있다. 한마디로, 잘해야 본전인 셈이다.
지원을 꺼리는 이유 중에는 실효성 논란도 있다. 수사 대상으로 정한 17가지 혐의 중에는 1차 특검에서 증거나 공소유지 문제로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한 사안이 적지 않다. 물론 시간에 쫓겨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도 있다. 그중 상당수는 특검법에 따라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됐다. 2차 특검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1차 특검의 부실 수사를 탓하지만, 새로운 증거를 찾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2차 특검이 출범하지 않았으면 3대 특검 후속 수사를 계속 진행했을 국수본이나 국수본에서 군 관련 사건을 넘겨받은 군검찰보다 수사력이 뛰어나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중 파견 논란
검사 참여율이 유난히 낮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1차 특검에 참여한 동료 검사들의 수사를 재평가하거나 뒤집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 일부 사건의 경우 이미 1심 선고가 나온 법원 판결도 부정해야 한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동료들에게 직접 칼을 들이대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지원 의사를 밝혔던 평검사 한 명은 상부에서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합류를 미루고 있다.
1차 특검 관계자는 검사 지원자가 적은 이유에 대해 “검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를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김건희 주가조작 관련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을 겨냥하는 수사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종합특검 수사 대상에는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이 포함됐다. 검찰에서 김 씨를 수사했던 전·현직 검사와 김건희 특검 일부 검사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군검찰 쪽 사정도 비슷하다. 종합특검은 군이 직접 관여한 내란·외환 관련 수사 중 미진한 점이 많다고 보고, 군 사건에 밝은 군검찰과 군사경찰 인력 보강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군사경찰 10명만 채용했을 뿐 군검찰 인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군사경찰 파견은 국방부 내란전담수사본부를 이끄는 박정훈 조사본부장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가능했다. 종합특검 사건 1호인 김명수 전 합참의장 입건은 군사경찰팀 작품이다.
종합특검은 군검찰 쪽에 몇몇 군검사 파견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힘들게 섭외한 군검사 한 명은 내란 특검의 ‘제동’으로 되돌아갔다. 국수본으로부터 특검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종합특검은 내란 특검에 참여했던 해당 군검사를 파견받았다. 그런데 ‘이중 파견’ 논란이 일었다. 알고 보니 그는 내란 특검으로부터 공소유지 임무를 부여받은 상태였다.
내란 특검 측은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해당 군검사의 종합특검 합류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종합특검 측은 군검사 한 명이 아쉬운 상태였지만 내란 특검의 문제 제기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다시 돌려보냈다. 그 와중에 국방부에서 파견한 일부 군검찰 수사관들이 특검 측의 신뢰를 얻지 못해 되돌아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수사 기록 이첩 위법성 시비
종합특검과 내란 특검은 수사 기록 이첩을 두고도 부딪쳤다. 국수본이 3대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던 사건은 총 108건. 종합특검은 이 중 20여 건의 사건을 특정해 관련 수사 기록을 넘겨받았다. 3대 특검 측에도 수사 기록 이첩을 요청했지만, 법적 시비 탓에 원하는 자료를 다 확보하지는 못했다. 특히 내란 특검 측에서는 일부 기록에 대해 ‘이첩’이 아닌 ‘대출’을 요구했다.
특검 수사 기록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공소를 제기해서 재판 중인 사건기록. 둘째는 수사는 했으나 공소를 제기하지 않은 사건기록. 셋째는 무혐의로 종결한 사건기록이다. 이 중 두 번째 자료는 국수본에 이첩했기에 종합특검이 확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건 첫 번째와 세 번째 자료다. 첫 번째 기록의 원본은 재판부에 제출돼 있다. 재판에서 증거로 쓰이는 기록을 다른 수사기관에 넘기는 문제는 위법성 등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자료는 특검법에 따라 대검찰청으로 이첩된 상태다. 법적으로 이첩은 곤란하니 대출 형식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게 내란 특검 측 논리다.
내란 특검 측은 “(종합특검에서) 공문으로 요청한 기록은 대부분 제공했다”면서 “일부 기록은 안 주겠다는 게 아니라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니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갈등설을 부인했다. 다만 일부에서 언급하는 사본이나 압수수색을 통한 이첩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향후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다툴 때 위법성 시비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란 특검 측은 “우리가 일부러 자료를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으냐?”라며 협조 의지를 강조했다.
종합특검팀 사정에 밝은 관계자가 전하는 내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건만 잔뜩 넘어오고 제대로 된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지원도 없고 협조도 없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수사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출범한 만큼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조성식 전문위원 (조성식의 훅 대표기자) blueink@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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