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 셈법 속에 데드라인 넘어가는 '행정통합'

동행미디어 시대 2026. 3. 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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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해 온 광역 행정통합이 전남·광주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의 행정통합특별법은 1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반면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의 경우 통합이 무산되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애초 통합 효과를 키우는 차원에서 3곳의 광역 통합이 동시 추진됐던 만큼, 지금이라도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을 함께 처리하는 게 원칙적으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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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해 온 광역 행정통합이 전남·광주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의 행정통합특별법은 1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여야가 법사위에서 막판 조율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행정통합의 마지노선은 4월 초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 공천과 선거 준비 일정 등을 고려할 때 12일 본회의가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여겨져 왔다. 충남·대전 통합을 전제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해당 지역들에선 통합이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한다.

행정통합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수도권 과밀화를 억제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이런 중대한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치권 역시 필요성에 동의했다. 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자 여야는 정치적 셈법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누가 출마할 수 있는지, 선거 전략에 어떤 이득이 있는지 계산하는데 급급한 것이다. 논의가 지지부진해진 데에는 일차적으로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 경북·대구 통합을 반대했다 다시 찬성하는 등 우왕좌왕한 탓에 동력을 스스로 까먹었다. 민주당도 강세지역인 광주·전남 통합에는 속도를 내면서 다른 지역엔 더 엄격한 통합 기준을 내거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여 왔다.

전남·광주는 오는 7월 인구 317만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모습을 바꾼다. 중앙정부에서 일부 자치재정권을 넘겨받아 지역 재정을 확충하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여력도 커진다. 반면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의 경우 통합이 무산되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원의 재정지원에서 배제되는 건 물론 예정됐던 국책사업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자 선정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 지역 의사에 따라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몰라도, 여야 입장 차로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해서는 안된다.
수도권 1극 체제를 해소하는 건 일시적 정책이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리는 구조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일본 등 여러 나라가 메가시티를 만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행정체계 혁신은 단번에 완성될 수 없고, 시간을 두고 보완해 가야 한다. 그런데 여야의 정치적 계산으로 행정통합 논의가 시작부터 왜곡된다면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오는 19일과 31일 본회의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통합 효과를 키우는 차원에서 3곳의 광역 통합이 동시 추진됐던 만큼, 지금이라도 경북·대구와 충남·대전을 함께 처리하는 게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끝내 동시 처리가 어렵다면 주민 찬성 여론이 높은 경북·대구 통합부터 먼저 처리하는 게 현실적 방안일 수 있다. 여야는 행정통합을 추진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당장이라도 초당적 협의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원포인트 합의'에 이른다면 3월 국회 내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행정통합이 정쟁 속에 좌초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정치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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