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몸이 왜 힘들까"…노화, 갑자기 온다

임정우 기자 2026. 3. 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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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동물의 젊을 때 행동 패턴을 분석하면 얼마나 오래 살지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레어 베드브룩·라비 나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원 연구팀은 수명이 짧은 척추동물인 아프리카 킬리피시를 사춘기부터 죽을 때까지 전 생애 행동을 연속 추적하고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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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동물 전생애 행동 패턴 첫 분석
낮잠을 자는 어린 킬리피시는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루 브로드헤드, 스탠퍼드대 제공

척추동물의 젊을 때 행동 패턴을 분석하면 얼마나 오래 살지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화는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갑자기 다음 단계로 전환되는 '계단식' 구조로 진행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클레어 베드브룩·라비 나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원 연구팀은 수명이 짧은 척추동물인 아프리카 킬리피시를 사춘기부터 죽을 때까지 전 생애 행동을 연속 추적하고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화는 흔히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 여겨져 왔지만 개체별로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차이는 밝혀지지 않았다. 개체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연속으로 추적한 연구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생애 전반을 추적할 수 있는 동물인 '아프리카 킬리피시'를 연구에 활용했다. 아프리카 킬리피시는 평균 수명이 4~8개월로 척추동물 중 가장 짧은 편에 속해 생애를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킬리피시의 성체 생활 전 기간 동안 수십 밀리초(ms, 1000분의 1초) 단위부터 전체 수명에 이르기까지 행동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수명을 예측하는 데 핵심적인 행동은 수면 패턴과 낮 시간 활동량이었다. 오래 산 물고기는 주로 밤에만 잠을 잔 반면 짧게 산 물고기는 성체가 되면서 낮잠이 점점 늘었다.

낮 동안 더 활발하게 헤엄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인 물고기도 더 오래 사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행동 특성은 다른 동물 종에서도 수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두 집단의 유전자 발현을 비교한 결과 오래 사는 물고기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물질인 리보솜 관련 유전자와 에너지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에서 차이를 보였다. 노화의 주요 원인으로 자주 지목되는 만성 염증 관련 경로에서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수명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 염증보다 세포의 기초 대사 능력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발견은 노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고기들은 성체 기간 동안 행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구간을 거치다가 특정 시점에 이르면 수면 시간이나 활동량 같은 행동 전반이 며칠 사이에 급격히 바뀌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런 안정기와 전환점이 반복되면서 노화가 계단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행동 관찰만으로도 노화 과정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노화 관련 질환의 기전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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