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곳곳 기름값 뚝…도심 외곽은 1700원대 등장도[르포]

채민석 기자 2026. 3. 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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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석유제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부터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 도심이나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휘발유 1ℓ당 2000원 넘는 곳이 있는 등 여전히 높은 가격을 책정한 주유소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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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전국 평균가격 전날 대비 26원 ↓
종로·강남 등 도심은 체감 아직
재고에 따라 판매가격 시차 발생
수도권 전반 반영까진 2~3일 예상
정부, 2주 단위로 최고가격 설정

정부가 석유제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부터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 도심이나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휘발유 1ℓ당 2000원 넘는 곳이 있는 등 여전히 높은 가격을 책정한 주유소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까지는 2~3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경기 외곽 지역은 기름값 하락세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65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경유도 1748원으로 하락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알뜰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1757원, 1789원이었다. 인근 지역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해당 주유소들은 이날 역시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서울도 관악구나 영등포구 등 일부 중심 업무지역 외곽을 중심으로 기름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영등포구 신길5동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1789원, 관악구의 다른 주유소도 1799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차량에 주유를 하러 온 관악구 거주민 김 모 씨는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체감될 정도로 기름값이 떨어졌다”며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기름을 넣을 때마다 겁났는데 그나마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은 “어제까지만 해도 1ℓ당 2000원 넘는 곳이 수두룩했었는데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자마자 가격이 조금 안정되는 모습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여전히 주유소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100원, 200원을 아끼려고 주유소 정보를 찾고 30분씩 줄을 서야 한다”고 했다.

실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이날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은 전날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주유소 가격 정보 제공 플랫폼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72.62원으로 전날 대비 26.16원 하락했다. ℓ당 1906.95원까지 치솟았던 이달 10일과 비교하면 34.33원 내려간 수준이다. 경유 또한 ℓ당 1884.14원을 기록하며 전날 대비 34.83원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2295원에 판매되고 있다. 남소정 견습기자

그러나 종로나 강남 등 서울 주요 도심은 아직 가격이 반영되지 않아 석유 최고가격제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2396원으로 2000원을 크게 웃돌고 있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가격이 수도권 도심까지 반영되려면 2~3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최고 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직영 주유소의 경우 가격 반영이 빠르지만 개인 주유소는 전쟁 발발 이후 미리 쟁여둔 물량을 털어야 정부가 의도한 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쟁 이후 휘발유 2만 8000ℓ, 경유 1만 2000ℓ를 수급했다는 개인 주유소 운영자 김 모 씨는 “개인 주유소는 재고에 따라 판매 가격에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미리 쟁여둔 기름은 사후정산인데 비싸게 사둔 재고를 털어야 가격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기름값을 높게 받는 일부 주유소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2주 단위로 최고 가격을 재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범부처합동점검단을 출범하고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이달 6일부터 집중 단속을 벌여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해양경찰청은 유가 상승을 틈탄 무자료 거래, 면세유 부정 유통 등 불법 석유 유통 행위 특별 단속에 나섰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남소정 기자 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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