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의 늪에 빠진 국힘…'절윤' 공방 도돌이표 속 지지율 최저
오세훈 '후보 미등록' 직후
이정현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
당 노선 두고 극한 갈등·분열
민주 47% vs 국민의힘 20%
지지율 격차 최대폭 확대
"2018년 지선보다 상황 심각"
국민의힘 지지율이 20%(한국갤럽)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장동혁 당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다. 정부 출범 후 최고치(66%)를 기록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과 대비된다. 6·3 지방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제1야당’의 끝모를 추락은 계속되고 있다.
당 노선과 선거 전략을 두고 극한 분열과 대립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강선우 공천헌금 사태’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이라는 여당발 악재에도 ‘정부·여당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민심이 무섭게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 쇄신파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포함한 변화를 요구하면 당 지도부는 침묵을 유지하는 ‘도돌이표’ 공방이 이어지며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층마저 ‘뉴이재명’으로 대표되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층’으로 흡수되면서 보수층 전체 파이 자체가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이정현 전격 사퇴…국힘 ‘자중지란’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모든 책임을 지고 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신청 추가 접수에 응하지 않은 지 하루 만이다. 정치권에선 당 공관위원장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자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극에 달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최선을 다해보려 했지만, 제가 생각한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12일 장 대표가 그를 당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 위원장이 사퇴한 표면적 이유는 부산·대구 지역 공천 방식을 둘러싼 당내 이견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공천 추가 신청을 보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위원장 사퇴 직후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공천 신청을 보류한 것과 관련해 추가 접수의 길을 열어두진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지난 9일 오 시장 등과 소통을 마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고도 당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 비당권파는 오 시장이 요구한 혁신 선대위 발족은 물론이고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복당 조치,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 등도 거론하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 與 악재에도 野 지지율 최저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내 분열과 갈등을 반복하다간 2018년 지방선거 때와 같은 대패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전국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자리 가운데 대구, 경북 단 2곳을 건졌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12곳 중에선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 초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가시지 않았던 때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날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장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20%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7%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선우 공천헌금 사태’, 검찰 개편을 둘러싼 당정 갈등 등 여당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견제 기능을 상실해 국민도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끊임없는 분열과 실질적인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실패가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부산·경남(PK)지역 중진 의원은 “대부분 민심은 ‘너거들 그만 싸워라’ ‘윤 전 대통령은 그만 붙들어라’ 등이었다”며 “현재 당 모습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금으로선 대구도 민주당에 뺏길 위기”라며 “보수의 위기 상황은 2018년 당시보다 더 심각한 자멸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정상원/안대규/이슬기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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