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안 풀리자…백악관 “가짜 뉴스 CNN” “망해가는 NYT” 비난

정의길 기자 2026. 3. 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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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성명 발표를 생중계했다며 미국 언론 시엔엔(CNN)을 비판했다.

백악관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 시엔엔은 47년 동안 미국인을 잔혹하게 학살해온 정신병적인 살인 정권이 운영하는 이란 국영 텔레비전 화면을 4분 동안 끊김 없이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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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첫 연설 중계한 시엔엔 비난
트럼프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우리가 지는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 백악관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성명 발표를 생중계했다며 미국 언론 시엔엔(CNN)을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타임스가 ‘미국이 승리하지 않는 것처럼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조기 종전하지 않고 장기전 양상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자, 자국 언론에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11일 시엔엔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첫 연설을 생중계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 시엔엔은 47년 동안 미국인을 잔혹하게 학살해온 정신병적인 살인 정권이 운영하는 이란 국영 텔레비전 화면을 4분 동안 끊김 없이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시엔엔은 당시 이란 국영 텔레비전의 앵커가 대독한 모즈타바의 성명을 영어 통역과 함께 전하는 형식으로 방송했으며, 전체 발언을 그대로 송출하지는 않았다.

이에 시엔엔은 반박 성명을 내고 스카이뉴스와 알자지라도 이란 최고지도자의 발언 일부를 생중계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엔엔은 “전 세계가 이 전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하고 있다”며 “이란 새 최고지도자의 발언은 이 분쟁의 향방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며, 그런 의미에서 분명한 뉴스 가치가 있다”고 반박했다.

모즈타바의 연설은 시엔엔뿐만 아니라 에이피 통신 등 다른 주요 매체들도 속보로 타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웹사이트 메인을 통해 관련 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정권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러분이 망해가고 있는 뉴욕 타임스를 읽는다면, 우리가 승리하고 있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앞서, 9일 백악관 공보국장 스티븐 청은 시엔엔 앵커와 이란의 전 핵 협상 대표인 호세인 무사비안과의 인터뷰를 공격했다. 시엔엔 앵커 에린 버넷은 무사비안에게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는지 물었고, 무사비안은 “그다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청은 엑스에 “시엔엔이 이란 테러리스트들의 발언과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본 적 있느냐”며 “완전한 수치다. 시엔엔은 살인적인 이란 정권판 ‘프라우다(옛 소련 관영지)’가 됐다”고 썼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이 11일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첫 연설을 대독 중계하는 화면.

시엔엔이 이란의 ‘선전선동’을 그대로 옮긴다는 비판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소유주인 엑스에서는 이란 정부의 공식계정을 인정하고 있다. 시엔비시 보도에 따르면 모즈타바 역시 엑스에 공인 계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초상 사진을 사용한 계정이 이번 연설 전문을 페르시아어와 영어 번역본으로 게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란 정부와 지도자의 공인계정이 운영 중인데, 언론이 뉴스 가치가 있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연설 보도를 이란의 선전선동에 놀아났다고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언론들은 과거에도 적대 국가 지도자와의 인터뷰나 발언을 중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란이 미국인을 인질로 붙잡고 있던 1979년 시비에스(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은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인터뷰했다.

시엔엔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공격의 주요 표적이 되어 왔다. 트럼프는 취임 초기부터 시엔엔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며 자주 비난했고, 이는 그의 정치적 브랜드의 일부가 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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