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유명 중식당 돌연 폐업한 이유는... '건물주 갑질' 논란

한덕동 2026. 3. 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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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간 지역 맛집으로 명성을 쌓아온 중식당을 졸지에 폐업한 업주 권모(61)씨는 텅 빈 가게를 보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권씨에 따르면 갈등은 2022년 1월 건물주 아들이 식당 바로 위 2층에 커피숍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권씨는 "건물주는 계약서 상 임차인이 해야 할 원상복구를 자기가 직접 하겠다며 인테리어 철거비로 2,350만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철거비, 보수공사비로 임차인을 압박해 쫓아낸 뒤 인테리어를 거저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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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 "건물주 식당 위 카페 차린 후 갈등"
"손님 주차 막고 현수막 훼손 '영업 방해'"
소송 진행 속 최근 폐업... 직원 11명 실직
건물주 "터무니없는 주장, 법적 대응 중"
청주 유명 중식당의 주차장에 바리케이드가 놓여져 있다. 식당 업주는 "건물주가 손님 주차를 막기 위해 쳐놓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식당은 건물주와 임차인의 갈등 끝에 지난해 말 폐업했다. 업주 권모씨 제공

“지옥 같던 코로나19 때도 월세 한 번 밀린 적 없는데, 돌아온 것은 건물주의 칼날이었습니다”

14년 간 지역 맛집으로 명성을 쌓아온 중식당을 졸지에 폐업한 업주 권모(61)씨는 텅 빈 가게를 보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자리한 권씨의 중식당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명소였다. 2012년 개업한 이래, 베이징덕 동파육 등 정통 고급 요리와 세련된 인테리어로 강산이 변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건물주와의 갈등에 휩싸이면서 결국 지난해 말 식당 문을 닫고 말았다.

권씨에 따르면 갈등은 2022년 1월 건물주 아들이 식당 바로 위 2층에 커피숍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건물주는 대뜸 찾아와 “식당에서 ‘후식 커피’를 주지 마라”고 요구했다. 메뉴에도 있고 개업 때부터 줄곧 제공해 온 것을 중단하라는 압박이었다. 권씨가 “손님과의 약속이라 어쩔 수 없다”고 읍소했으나, 그 때부터 치졸한 ‘영업 방해’가 시작됐다고 한다.

이튿날부터 식당은 전쟁터가 됐다. 건물주는 주차장에 바리케이드를 쳐 손님들의 주차를 방해했다. 주차 안내 조형물을 해체해 구석에 방치하는가 하면, 지인들의 차량을 동원해 알박기식으로 주차장을 점령하기도 했다. 건물 외벽에 걸린 홍보용 대형 현수막도 무단으로 훼손했다. 심지어 밤 사이 주차된 차량 3대의 타이어가 잇따라 펑크 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졌다.

청주 유명 중식당 안내 조형물이 해체돼 나뒹글고 있다. 식당 직원 제공

건물주는 2023년 11월 “식당 때문에 생긴 기름때를 제거하겠다”며 비계를 설치하고 외벽 보수공사를 벌였다. 그러더니 공사비로 4,95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기름 때는 알코올이나 약품으로 닦아내면 100만원도 안 든다”고 항의했지만 들은 체도 하지 않더니, 카드 포스기를 가압류하며 더 목을 조여왔다. 건물주는 매달 32만원의 관리비를 별도로 받아갔지만,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고 물이 새도 한 번도 수리해 준 적이 없다.

권씨와 직원들은 건물주의 횡포 뒤에는 ‘검은 속내’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14년 전 3억원이나 들여 꾸민 고급 인테리어를 그대로 가로채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권씨는 “건물주는 계약서 상 임차인이 해야 할 원상복구를 자기가 직접 하겠다며 인테리어 철거비로 2,350만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철거비, 보수공사비로 임차인을 압박해 쫓아낸 뒤 인테리어를 거저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래도 권씨는 월세를 대폭 올려서라도 장사를 계속하고 싶었다고 한다. 가족 같은 직원들의 생계가 걸려 있어서다. 하지만 쏟아지는 소송과 가압류, 지속적인 괴롭힘 앞에 결국 무릎을 끓고 말았다.

권씨는 “건물주와 척지는 게 무서워 참아왔던 인내심이 독이 되어 돌아왔다”며 “졸지에 직장을 잃은 직원들만 생각하면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는 “임차인보호법이 있다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억울한 일이 횡행하고 있다”며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해당 건물주는 "권씨와 식당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특히 현수막 훼손 등 재물손괴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월세를 절반이나 깎아준 건물주를 '갑질'로 매도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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