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9년 만에 ‘신조’ 복귀 길 열렸다···HD현대중공업·에코프라임 양수도 합의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블록 생산 등 부분 가동에 머물렀던 군산조선소가 새로운 주인을 맞으며 완전 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단순 부품 제작 공장에서 벗어나 선박 건조(신조)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이날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그간 HD현대중공업의 블록 공급 기지로 활용됐던 군산 시설을 독자적인 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합의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년간 자사 블록 제작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발주하고 설계 용역과 원자재 구매 대행, 자동화·스마트 조선소 기술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 주체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HJ중공업을 자회사로 둔 전략적 투자자로 군산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조선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최종 계약은 실사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는 2010년 준공된 대형 시설로 약 180만㎡ 부지에 700m급 도크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춘 국내 최대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조선업 불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줬고 2022년 10월 재가동 이후에도 선박 건조가 아닌 블록 생산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다.
업계에서는 군산조선소가 신조 체계로 전환될 경우 연간 25만t 규모의 조립 능력을 갖추고 18만t급 벌크선을 기준으로 연간 12척가량을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한·미 간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이 확대되는 시점과 맞물려 군산조선소가 전략적 조선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군산 조선업 재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정부가 역할만 제대로 하면 군산 조선업은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히며 조선산업 회복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합의가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군산조선소의 완전 정상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북도는 이번 합의를 군산조선소를 ‘K-조선 핵심 거점’으로 키울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조선소 재가동 이후 물류비 지원과 인력 양성 등에 375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협력사 경영안정자금으로 270억원을 지원하는 등 조선업 생태계 복원에 힘을 쏟아 왔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이번 합의 체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군산조선소를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업계 역시 환영의 뜻을 밝히며 정부와 지자체의 실질적인 세제 지원과 인력 수급 대책을 주문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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