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진정한 승자는 러시아?…유가폭등에 매일 2200억원 챙겨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6. 3. 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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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막히면서 인도·중국이 러시아 석유 수입 경쟁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 구자라트 주의 아라비아해 나라라 해양국립공원 해변에서 촬영된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수송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작된 중동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유가 폭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러시아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의 석유 수출에 따른 초과 세입이 하루 1억5000만 달러(2200억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인도와 중국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유가가 폭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쟁이 일어난 후 첫 12일간 러시아가 석유 수출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벌어들인 추가 수입은 13억∼19억 달러(1조9000억∼2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챙기게 될 추가 세입 총액이 3월 말까지 33억∼49억 달러(4조9000억∼7조3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이는 업계 데이터와 몇몇 분석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1·2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52달러였던 러시아 우랄 원유의 3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70∼80달러대가 될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낸 추정치다.

이번 전쟁 발발 이전까지 러시아는 유가 하락과 미국의 압박으로 인도에 대한 석유 수출이 대부분 막혀 정부 예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2일 발간된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에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이 11.4% 감소한 하루 660만 배럴로 줄었으며,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호황으로 돌아섰다. 키이우경제대(KSE) 에너지·기후연구센터장 보리스 도도노우는 현재의 고유가로 인해 "러시아가 이번 분기에 예산 목표를 달성하고 어쩌면 돈을 모으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자재 거래 데이터 분석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 원유 수송선 중 많은 수가 현재 인도를 향하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은 하루 150만 배럴 수준으로, 2월 초 대비 50% 늘었다. 인도 뉴델리에서 근무하는 케이플러의 선임분석가 수미트 리톨리아는 "만약 현행 선적 일정, 시장 정보, 운송선 움직임 등이 계속된다면 3월 전체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도착 물량은 하루 200만 배럴에 근접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번 전쟁의 단연 큰 최고 승자"라고 밝혔다.

IEA 보고서는 중동 전쟁으로 페르시아만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는 글로벌 석유시장 역사상 최대의 공급 지장"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대기오염 분야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EU-러시아 분석가 바이브하브 라그후난단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히면서 공급에 지장이 생긴 분량은 원유가 매월 약 6000만t, 액화천연가스(LNG)가 매월 약 700만t이다. 라그후난단은 이날 CREA 보고서에서 전쟁 발발 1주 만에 인도와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2월 평균 대비 각각 22%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세르게이 바쿨렌코 연구원은 "위기가 계속되면 이들 나라는 러시아산 원유를 확보하려고 서로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월평균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의 원유수출업체의 매출이 28억 달러 늘게 되며, 이 중 16억3000만 달러를 러시아 정부가 과세 세입으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략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 정부가 하루에 5400만 달러를 추가로 거둬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CREA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래 첫 2주간 화석연료 판매 대금으로 60억 유로(10조3000억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가 벌어들인 추가 수입 추정액은 6억7200만 유로(1조15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추가 수입의 대부분인 약 6억2500만 유로(1조700억 원)는 석유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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