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트럼프 절친’ 이탈리아 총리, 이란 전쟁 두고 美와 선 긋는 이유

김송이 기자 2026. 3. 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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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정상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지도자로 부상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최근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이 사태를 둘러싼 이탈리아 내부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공격과 관련해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사실상 배제된 듯한 상황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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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총리, 이란 전쟁에 “국제법 어긋”
국민투표 앞두고 국민 여론 달래야
이란 공격 앞두고 ‘귀띔’도 못 받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정상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지도자로 부상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최근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 EPA=연합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이민 문제 등에 대해 공통된 입장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쌓았다. 그는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유일한 유럽 현직 지도자일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된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을 비판하는 등 미묘한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멜로니 총리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의회 연설에서 “국제 체제의 위기가 심화되고 국제법을 벗어난 일방적 개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란 정권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개입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이 사태를 둘러싼 이탈리아 내부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의 약 3분의 2가 이란 공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전쟁 이전부터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미국이 지난달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파견하겠다고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최근 ‘멜로니 신임투표’ 성격으로 여겨지는 사법 개혁 국민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멜로니 총리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멜로니 정부는 현재 하나의 기관이 함께 감독하고 있는 검사와 판사 감독 체계를 분리하는 내용의 사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이 개혁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란 공격과 관련해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사실상 배제된 듯한 상황도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공격 직전에 형식적인 통보 전화를 받았지만, 이탈리아는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당시 이탈리아 국방장관 귀도 크로세토는 가족과 함께 두바이에서 휴가를 보내다 군용기를 통해 긴급 귀국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의 친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 총리이자 중도 성향 야당 지도자인 마테오 렌치는 소셜미디어(SNS)에 “몇 달 동안 모든 방송에서 멜로니가 트럼프와 유럽 사이의 다리라고 말해 왔지만, 불행히도 그것은 모두 가짜 뉴스였다”며 “정말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특권적 관계(a privileged relationship)”를 맺고 있다고 주장해 온 멜로니 총리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멜로니 총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 약속을 지키고, 동시에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달래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멜로니 총리의 지지율이 약 4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이탈리아 토리노대 국제관계사 교수 로렌초 카멜은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 전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직은 먼 곳의 일처럼 느끼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훨씬 더 오래 지속되고 경제가 크게 흔들리면 멜로니는 상당한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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