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 만의 새 아파트'…공급 가뭄 속 분양시장 흥행 공식 변화
수년 만의 신규 분양 단지, 지역 대기수요 흡수하며 흥행

전국적인 주택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분양시장의 흥행 공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입지와 브랜드가 분양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수년간 신규 공급이 없던 지역에서 오랜만에 등장하는 아파트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n년 만의 분양' 단지들이 희소성과 지역 내 대기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며 침체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7만2685호로 전년 대비 약 10.1%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은 2.2% 증가에 그친 반면 지방은 24.5% 감소하며 공급 위축이 두드러졌다. 향후 입주 물량의 선행 지표로 평가되는 분양 물량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분양 물량은 19만8373호로 전년보다 14.1% 줄었으며, 지방 감소폭은 21.9%로 수도권(-8.0%)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처럼 공급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수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는 '공급 공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오랜만에 공급되는 신규 단지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실제 청약 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전 유성구 도룡동이다. 대전의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도룡동에서는 약 9년 만에 신규 분양이 이뤄졌다. '도룡자이 라피크'는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214가구 모집에 3407건이 접수되며 평균 1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에서도 3년 만에 분양된 '세종 5-1 L12BL 양우내안애 아스펜'이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급 공백 지역의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 만족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생활권 이동보다 동일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가 유지되는 경향이 강해 오랜만에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일수록 기존 거주민의 생활권 고착도가 높아 같은 지역 내 이주 수요가 꾸준히 유지된다"며 "이런 지역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브랜드 신축 단지는 희소성과 대기 수요가 결합되며 시장을 주도하는 상징적 프로젝트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이 같은 공급 공백 지역에서 신규 분양 소식이 이어지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영건설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일원에서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을 오는 5월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3층, 12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12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마산합포구에서는 약 5년 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만큼 지역 내 대기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바로 앞에는 무학초가 위치한 '초품아' 입지를 갖췄으며 마산중·마산고까지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마산고속버스터미널과 마산역, 서마산IC 등 주요 교통 인프라를 통한 이동이 편리하고 창원NC파크,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생활 편의시설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다. 마산의료원과 창원제일종합병원 등 의료 인프라도 인접해 있다. 일부 세대에서는 마산항 조망이 가능하고 무학산과 추산근린공원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도 갖췄다.
DL이앤씨는 충청남도 내포신도시 RH14블록에서 'e편한세상 내포 에듀플라츠'를 분양 중이다. 내포신도시에서 약 3년 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25층, 9개 동, 전용면적 84㎡와 119㎡ 총 727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 84㎡ 605가구는 민간참여 공공분양으로, 전용 119㎡ 122가구는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경북 상주시에서는 자이S&D가 '상주자이르네'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84~135㎡ 총 773가구 규모로 상주시에서는 약 6년 만에 공급되는 대단지 아파트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공급 공백 지역 중심의 분양 흥행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 내 신축 수요가 누적되면서 'n년 만의 분양' 단지가 시장의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