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속 만나는 미일…트럼프 '전쟁 지원' 요구에 촉각
무역법 301조 조사 관련 '돌발 요구' 가능성에도 주목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동사태에 몰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각에선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의 중동 파견 등 미국에 대한 지원 압박이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요구가 일본에 이어 한국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미일 정상회담의 결과가 한국의 중동사태 대응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예상이 13일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세계적 기뢰 제거 능력' 갖춘 日…호르무즈 파견 요청 받을 수도
미일 정상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만난다. 일본의 경우, 미국이 자위대의 중동 파견을 요청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수입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에 걸린 이해관계를 미국이 활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2015년 일본 의회를 통과한 '안보법제'는 일본 헌법을 재해석해 집단적 자위권의 범위를 확장했다. 안보법제 채택 이전엔 자위대의 무역 사용 권한을 '자국 피격 시'로 한정하고 있었지만,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협될 경우'에도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즉, 일본이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조치를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는 정무적 판단을 내릴 경우, 동맹인 미국의 요청에 따른 군사적 지원이 가능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미국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을 때'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가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미국과 이란의 갈등 때는 실제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파견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2015년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상황의 사례로 자주 제기했던 것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라며 "당장은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보고 있진 않겠지만, 일본 정부의 판단이 바뀐다면 언제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해상자위대는 바다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掃海) 작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이라크군이 걸프해역에 부설한 기뢰 제거를 위한 자위대 소해정을 파견했고, 미국·영국 등의 함정과 함께 기뢰 제거 작업을 실시한 전례도 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당장은 자위대 전력을 운용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우선은 관련국과의 '공동 대응'이라는 다자외교에 더 집중한다는 분위기다.
그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안전한 항행 확보를 위해 관련 국가 및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가정적인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거나 "정전 합의가 있기 전에 기뢰를 제거하는 건 무력행사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답한 데 이어 "기뢰 제거를 위한 사전 준비로 자위대를 인근에 전개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에 내놓은 이같은 다카이치 총리의 답변은, 일본이 현시점에서 중동사태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외교적 선택지에 올리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다카이치 총리를 대면한 자리에서 '호르무즈 협력'을 직접 요구하거나 운을 띄우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이어지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 역시 중동사태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 요청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01조 카드' 꺼낸 트럼프, 동맹국 향한 태도도 관전포인트
미국이 지난 12일 결정한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이번 미국의 조사 대상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16개국이 포함됐다.
미국은 301조 조사를 관세 정책의 일환으로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추진해 온 관세 정책을 무효화하자 새롭게 무역법 122조에 따라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지속 기한인 150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다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불공정 행위 등이 있을 경우, 관세 부과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이미 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도 이번 조사로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정은 그 자체로 유효하지만, 301조 조사가 진행될 경우 관세 부과 또는 기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라고 밝혀 이미 합의를 마친 일본은 물론 한국에게도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역시 중동사태 지원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일본의 관리 대상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은 지난달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 건설 및 텍사스주 원유·가스 수출 시설 정비 등 기존에 약속한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360억 달러 규모의 '1호 프로젝트'를 확정한 상황이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2호 프로젝트'가 공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직 구체적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한국과 상황이 다른 점은 있다.
미일 갈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의 갈등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도 주목된다. '서해 구조물 일부 철수'와 교류협력 확대, 회복 기조인 북중관계 등으로 중국과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는 한국의 입장에선 미일 양국의 중국 압박 기조가 짙어질 경우, 한미일 차원의 공조에 있어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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