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얼리는 단백질 만드는 토양 속 곰팡이…가뭄 해결할까

조가현 기자 2026. 3. 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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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물을 얼게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토양 속 곰팡이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곰팡이 단백질이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보리스 비나처 교수는 "곰팡이 단백질을 충분히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구름에 넣어 구름 씨뿌리기를 훨씬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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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에 흔히 사는 곰팡이가 물을 얼게 하는 단백질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과학자들이 물을 얼게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토양 속 곰팡이를 발견했다. 이를 이용하면 구름 속 얼음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인공 강우와 냉동식품, 세포 보존 기술에 새 돌파구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물을 얼게 하는 '빙핵(ice nucleation) 단백질'을 생산하는 곰팡이 유전자와 단백질의 정체를 규명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빙핵 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곰팡이 균주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당 균주들이 ‘모르티에렐라과(Mortierellaceae)’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곰팡이들에서 빙핵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빙핵 단백질은 구름 속 물방울을 얼음 결정으로 바꾸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빙핵은 '구름 씨뿌리기(cloud seeding)' 기술의 핵심 재료다. 구름 속에 빙핵을 뿌리면 물방울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고 결정이 커지면서 무거워져 지표로 떨어진다. 대기를 통과하며 녹으면 비가 된다. 현재는 독성이 있는 요오드화은이 주로 쓰인다.

연구팀은 곰팡이 단백질이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보리스 비나처 교수는 "곰팡이 단백질을 충분히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구름에 넣어 구름 씨뿌리기를 훨씬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곰팡이 빙핵 유전자가 세균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단백질 구조 예측, 유전자 가계도 분석, 실제 얼음 형성 실험을 통해 곰팡이 빙핵 유전자가 세균 빙핵 유전자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됐음을 확인했다. 수십만~수백만 년 전 곰팡이 조상이 세균과 공존하던 시절 세균의 유전자 일부가 곰팡이 유전체 안으로 편입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곰팡이가 오랜 세월에 걸쳐 단백질을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변형해 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이 유전자가 곰팡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을 주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곰팡이 빙핵 단백질은 세균 유래 빙핵 단백질과 달리 세포 없이도 물에 녹아 작동한다. 세균 기반 빙핵을 사용하려면 세균 전체 세포를 투입해야 하지만 곰팡이는 단백질 분자만 분비된다. 필요한 단백질만 분리해 나머지 성분을 제거할 수 있어 안전한 냉동식품 첨가제 개발에도 유리하다.

세포 동결 보존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조직, 정자, 난자, 배아 같은 세포를 보존할 때 세포 주변 수분을 일찍 얼려 내부를 보호해야 하는데 크기가 작은 곰팡이 단백질이 이에 적합하다. 

비나처 교수는 "세균을 쓴다면 세균 전체를 넣어야 해 이런 방식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후 모델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 모델은 구름이 태양 복사를 얼마나 우주로 반사하고 얼마나 지구로 통과시키는지 예측한다. 구름 속에 얼음이 있으면 더 많은 태양 복사가 지구로 들어온다. 곰팡이 빙핵 단백질의 정체를 알게 된 만큼 대기 중 해당 분자의 분포량을 더 정확히 측정해 기후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참고자료>
doi.org/10.1126/sciadv.aed9652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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