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트레일 ] 아팔라치아에서 무게를 내려놓는 법, 마음을 짓는 법
산은 어른의 것만 아니다. 산은 아이들의 것이기도 하다.

Day 31 아이들은 뿌리 위에서 자란다
[<사람과 산> 서경석 객원기자] 거친 능선을 건너며 '왜 이곳의 남부는 늘 험할까' 생각하던 중, Galehead Hut에서 뜻밖의 만남이 찾아왔다. 간식을 먹고 쉬고 있을 때 한 소년이 다가와 "저희 테이블로 와서 같이 얘기해요." 라고 말했다. 당돌하네, 하고 따라갔더니 입이 떡 벌어지는 풍경이 펼쳐졌다.
부모와 함께 AT를 종주 중인 7살, 9살, 11살, 15살, 16살의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이들은 자연 속에서 배우는 6개월짜리 '살아 있는 교과서'를 따라가며 홈스쿨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9살 아이가 내가 갈 트레일의 난이도와 지형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설명해주자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그 웃음은 곧 다른 감정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입시 구조에 갇힌 청소년들, 비교와 경쟁속에서 방향을 잃는 아이들이 떠올라 무척이나 마음이 쓰라렸다.
이 부모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그 아이들은 자연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며 자란다. 물론 여기 오기까지 긴 설득의 시간이 있었겠지만, 중요한건 어른 혼자도 감당하기 힘든 이 긴 여정을 온 가족이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귀한 모습은 내 머리와 마음을 한참 동안 복잡하게 만들었다. 자연을 벗삼아 걷는 아이들은 강한 뿌리를 가진다. 자연은 그들을 조급하게 만들지 않고, 비교하게 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보는 법을 가르친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한 번쯤 산으로 데려가보자.

[ 해외트레일 ] [아팔라치안 트레일] ③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를 걷게 한다에서 이어집니다.
글.사진 서경석 객원기자 ㅣ 미국 AT·PCT를 완주한 장거리 하이커. 해외 트레킹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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