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하나만 건너면 기름값 3분의1…‘원정주유’ 떠나는 홍콩 주민들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2026. 3. 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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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승용차의 연료 탱크 용량은 60리터인데, 요즘 많은 사람들이 중국 본토 쪽에서 50리터 정도를 채우고 있습니다. 비용은 300위안이 조금 넘습니다."

링고 리유푸이 홍콩중국자동차협회 명예회장은 "'홍콩 차량 북행 여행 제도'에 따라 본토로 운전할 수 있는 자가용 차량과 국경 통행 면허증 소지자들이 광둥성 선전시과 주하이시 국경 지역으로 가서 주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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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운전자들, 본토 선전·주하이서 주유
통행료 감안해도 최대 400홍콩달러 절약
전체 자가용 20% 본토서 기름 넣는 듯
중국의 한 주유소에 주유를 하기 위한 차량이 줄지어 대기 중인 모습. [X 캡쳐]
“일반 승용차의 연료 탱크 용량은 60리터인데, 요즘 많은 사람들이 중국 본토 쪽에서 50리터 정도를 채우고 있습니다. 비용은 300위안이 조금 넘습니다.”

홍콩에 거주하는 리 와이입씨(32)는 최근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로 자주 차를 몰고 간다. 홍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연료를 채우기 위해서다. 리 씨는 홍콩에서는 할인 가격을 적용받아도 여전히 리터당 20홍콩달러가 넘어, 연료를 거의 가득 채우면 비용이 1000홍콩달러 이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동 지역 분쟁으로 세계 유가가 상승하면서 홍콩 운전자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 본토에서 주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10일 자정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각각 톤당 695위안(약 101달러), 670위안(약 97.5달러) 인상했다. 이는 올해 1월 1일 이후 네 번째 인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가격 상승에도 중국 본토의 연료 가격은 여전히 홍콩보다 크게 낮은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2일 기준 선전시와 주하이시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7.66~10.29위안으로, 리터당 30홍콩달러를 넘는 홍콩의 주유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다.

리씨는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 왕복 통행료 약 300위안을 고려해도 본토에서 주유하면 최대 약 400홍콩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며 “연료비를 아껴 외식나 쇼핑 등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홍콩 운전자들이 북쪽에 위치한 중국 본토로 향하는 목적은 여가 목적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주유를 위해 본토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링고 리유푸이 홍콩중국자동차협회 명예회장은 “‘홍콩 차량 북행 여행 제도’에 따라 본토로 운전할 수 있는 자가용 차량과 국경 통행 면허증 소지자들이 광둥성 선전시과 주하이시 국경 지역으로 가서 주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제도는 홍콩의 개인 차량이 정기 할당량 없이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를 통해 홍콩과 광둥성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홍콩에는 약 50만 대의 자가용이 있는데, 이 가운데 10만 대 이상이 북행 여행 제도를 통해 중국 본토로 운전할 수 있는 것으로 협회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럭 운전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스탠리 장치와이 홍콩 육상교통위원회 회장은 “트럭들이 특별한 목적 없이 본토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연료 보충을 이유로 일부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매일 배송 주문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운행은 비용 부담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렁쿤쿤 구룡 트럭상인협회 회장도 “본토까지 차로 이동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트럭 운전자들에게는 주유만을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소비자협의회는 연이은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업계에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전략을 채택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홍콩 세관은 불법 연료 단속을 강화해 2월 한 달간 18건을 적발하고, 불법 연료 1만9974리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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