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노동계 “위험의 외주화 넘어 위험의 이주화”
노동계 “관리·감독과 안전수칙 준수 조사를”

전북 부안의 한 제조공장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20대 이주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비용 절감을 앞세운 구조적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명백한 인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소방당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부안군 소재 한 제조공장에서 태국 국적 이주노동자 A씨(24)가 배관 내부 교반기 설치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배관 내부에 임시로 고정해 둔 파이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제 막 스무 살을 넘긴 청년이 낯선 타국 땅에서 마주한 것은 ‘더 나은 삶’이 아닌 ‘죽음의 일터’였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노동계와 진보정당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본부는 성명을 통해 “이 죽음은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라며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은 가장 위험한 현장에 내몰리면서도 기본적인 안전교육과 보호조치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전북도당 역시 “네팔·태국·베트남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위험한 작업 현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은 명백한 사회적 실패”라며 정부와 노동당국의 책임을 물었다.
노동계는 특히 위험 작업 시 필수적인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기계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수칙인 LOTO(전원 차단 및 표지 부착)가 현장에서 실제로 준수됐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위험의 이주화’가 굳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이 고위험 작업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단체들은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사업주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여부 조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엄정한 수사 △이주노동자 맞춤형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부안의 차가운 공장 바닥에서 멈춘 청년의 시계가 우리 사회에 묻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노동자가 살아서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방치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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