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직후 전국 기름값 하락…휘발유 1893원

배문숙 2026. 3. 13. 10: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관 장관, SK에너지 방문...최고가격제 안정적 운영 당부
2월 마지막 주 정유사 세전 공급가를 기준가격으로
매점매석 금지 고시 병행…유류세 인하 카드는 보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13일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시행한 가운데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석유제품의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시를 동시에 시행하고 전국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장 교란 행위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5.5원 내렸다. 경유 가격은 같은 시각 ℓ당 1911.1원으로 7.9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은 여전히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지역 기름값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18.9원으로 전날보다 8.1원 내렸다.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13.5원 하락한 1922.7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10일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SK에너지를 찾아 “석유 최고가격제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유업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유업계가 안정적인 석유제품 생산과 공급 관리에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 최고액을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으로 지정했다. 이는 지난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과 비교해 휘발유는 109원(1833원→1724원), 경유는 218원(1931원→1713원), 등유는 408원(1728원→1320원) 낮은 수준이다.

최고가격은 ‘기준가격 X 변동률 + 제세금’의 산식을 통해 도출했다. 먼저 기준가격은 전쟁으로 국내 유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2월 마지막 주 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으로 정했다. 평시에 형성된 가격을 기초로 삼아 국내 가격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아시아 시장의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의 최근 2주간 등락률 평균을 내 변동률을 산출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더해 최종적인 상한선을 정했다.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상황을 반영해 2주 단위로 재설정된다.

적용 대상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다. 소비층이 제한적인 고급휘발유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해상 운송비가 추가로 드는 도서 등 특수 지역은 물류 여건을 고려해 5% 이내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가격 산정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뒀다.

정부는 전국 주유소가 지역별로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고 경영전략, 운영방식도 제각각이라 일률적인 규제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자가 직접 마주하는 판매가격 대신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 전국 1만300여개 주유소에 대한 감시는 강화한다. 정부는 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통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수집되는 전국 주유소 판매 가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으로 시중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대비해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병행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부터 5월 12일까지 두 달간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한다. 휘발유·경유·등유 품목을 대상으로, 석한유정제업자·석유판매업자에 적용한다.

석유정제업자의 휘발유·경유·등유 월간 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반출량의 90% 이상이 되도록 규정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석유판매업자에게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하게 공급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최고가격이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인상될 것을 대비해 물량을 출하하지 않고 미루는 행위 등을 방지하는 조치다.

산업통상부와 지방정부는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위반 행위 발견 시에는 물가안정법상 시정명령·형사처벌까지도 검토한다. 이번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에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는 빠졌다. 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변동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격 통제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사후 정산’ 체계를 마련했다. 최고가격 지정으로 정유사가 손실을 보았을 경우 회계, 법률, 교수 등 석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분기별로 손실액을 보전해줄 계획이다. 각 정유사가 계산한 손실액을 회계법인이 검증하고 정산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유가가 하락하는 시점에는 정유사가 최고가격 덕분에 이익을 얻는 구간도 생길 수 있어 정부는 수익·손실을 정밀하게 따져 사후 정산할 방침이다.

범부처점검단이 지난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800회 이상 집중 단속한 결과,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점검단은 앞으로도 월 2000회 이상의 강력한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