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항전 외친 이란 모즈타바…강경 발언 속에 비친 조급함

호르무즈를 쥔 이란의 마지막 카드 트럼프는 어디서 멈출까 / 김덕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장의 중심은 수도가 아니라 해협으로 이동한다. 김덕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은 이번 충돌의 본질을 이란의 군사력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활용한 압박 전략에서 찾았다. 겉으로는 결사항전 메시지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종전과 출구 전략을 둘러싼 계산도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첨부된 기사 샘플의 서술 리듬과 전개 방식을 참고해 같은 톤으로 정리했다.
이번 국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란 권력 내부의 이중 메시지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와 혁명수비대는 전면적인 항전 의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다. 순교와 복수 그리고 미군 기지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대통령을 통해서는 조건부 협상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이를 혼선이 아니라 의도된 투트랙 전략으로 읽었다. 전쟁을 담당하는 강경파는 끝까지 버티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협상의 부담과 비난은 권한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통령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해석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이란의 초강경 발언을 곧바로 장기전 의지로만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이란도 이미 경제적으로 버틸 여력이 크지 않다고 봤다. 전쟁 전부터 경제는 크게 흔들렸고 지금은 인터넷 차단까지 겹치면서 일상 경제 자체가 멈춰서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란은 의외로 인터넷 상거래와 온라인 기반 생계 활동이 적지 않은 사회인데 이 통로가 막히면 일반 시민의 고통은 급격히 커진다. 결사항전이라는 구호만으로 9000만 인구를 전쟁 체제로 묶어 둘 수는 없다다. 지도부는 강경한 언어를 내세우지만 내부적으로는 종전을 향한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여기서 나온다.
문제는 그 출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느냐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트럼프는 여론과 물가와 선거를 동시에 의식해야 한다. 반면 이란은 내부 논쟁이 있더라도 공식적으로는 국영 매체를 통해 항전 의지만 반복할 수 있다. 이런 비대칭 구조 속에서 트럼프는 오히려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유가가 뛰면 미국 소비자 물가가 흔들리고 이는 중간선거 부담으로 이어진다. 김덕일 연구위원이 트럼프가 가장 큰 압력을 받는 인물이라고 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란은 군사적으로 밀려도 버티는 척할 수 있지만 트럼프는 숫자로 나타나는 시장 반응과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지금 트럼프의 언어는 군사 작전보다 시장 안정에 더 가깝다. 곧 끝난다. 거의 목표를 달성했다. 필요한 일은 대부분 했다. 이런 표현이 반복되는 것은 단순한 자신감 과시가 아니라 유가와 물가를 진정시키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승리 선언을 하려면 지금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핵시설과 미사일 시설 그리고 정보기관에 상당한 타격을 줬고 최고지도부에도 충격을 안겼다면 정치적으로는 충분히 성과를 포장할 수 있다. 그런데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전쟁이 미국 대 이란만의 전쟁이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이란의 삼각 구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네타냐후의 계산이 겹친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단순 보복이 아니라 이란 신정 체제의 구조적 약화에 더 가깝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이 바라는 최종 상태를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탄도미사일 능력과 핵무기 개발 가능성이 없는 친이스라엘 성향 정권의 등장으로 정리했다. 물론 그런 정권이 단기간에 들어설 가능성은 낮다. 그렇더라도 지금의 전쟁을 이용해 이란 체제를 최대한 흔들고 싶어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트럼프가 멈추고 싶어도 이스라엘과의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출구를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최종 결정은 트럼프가 내리더라도 그 직전까지 이스라엘이 어디까지 밀어붙이느냐가 변수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기뢰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이란이 기뢰 카드를 너무 빨리 꺼낸 것 같다고 봤다. 원래라면 협상 막판의 최후 카드로 남겨야 할 수단인데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실제 부설 정황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뢰는 한 번 깔리면 누구 배인지 가리지 않고 터진다. 미국 배든 중국 배든 이란 배든 모두에게 위험하다. 그래서 이것은 상대를 압박하는 카드이면서 동시에 자기 목을 조르는 자폭 카드이기도 하다. 특히 소해 작업에는 긴 시간이 걸린다. 전쟁이 끝나도 해협은 계속 봉쇄 상태와 비슷한 공포에 놓일 수 있다. 유가는 단기간 급등으로 끝나지 않고 구조적 프리미엄을 달게 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기뢰는 군사 수단을 넘어 세계 경제 전체를 인질로 잡는 행위가 된다.
그런데도 이란이 이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조급함의 신호일 수 있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이란이 정말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기 때문에 최악의 수를 흘리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말하자면 버틸 수 없으니 더 위험한 행동을 시사해서라도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 해석은 중요하다. 겉보기에는 강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약한 쪽이 더 큰 위험을 말하기도 한다. 호르무즈를 죽음의 계곡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자신감의 표시라기보다 출구를 강제로 열기 위한 공포 연출일 수 있다는 얘기다.
모즈타바의 공개 부재도 단순 건강 이상설로만 볼 일이 아니다. 얼굴 부상설과 다리 부상설 그리고 사망설까지 엇갈리지만 김덕일 연구위원은 적어도 공개 석상에 나올 만큼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3월 20일 전후 라마단 종료와 이란 새해가 겹치는 시점은 첫 번째 분기점이다. 그때까지도 직접 등장하지 못한다면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하거나 더 불확실한 상황일 수 있다. 만약 사망했다면 순교 서사와 신비주의 통치가 동시에 시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도부 공백을 즉시 인정하기보다는 은둔형 지도자 이미지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시아파 정치문화에서는 이런 방식의 상징 조작이 아주 낯선 일도 아니다.
또 하나의 위험 변수는 테러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미국 본토 드론 공격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보다 오히려 유럽과 미국 동맹국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을 더 현실적인 변수로 봤다. 이란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하메네이의 죽음과 지하드 담론에 자극받은 개인 단위의 외로운 늑대형 공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쟁은 다시 테러와의 전쟁 프레임으로 이동할 수 있고 트럼프의 출구 전략은 더 복잡해진다.
결국 트럼프의 선택은 세 갈래로 압축된다. 지금 성과를 정치적으로 포장하고 멈추느냐.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추며 조금 더 밀어붙이느냐. 아니면 호르무즈와 테러 변수에 휘말려 원치 않는 장기전에 끌려가느냐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많은 전문가들이 3월 말이나 4월 초를 하나의 종전 또는 휴전 분기점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큰 변수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호르무즈에 실제 기뢰가 부설되거나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겨냥한 공격이 현실화되면 일정표는 즉시 무너질 수 있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냉정하게 봐야 할 장면은 화려한 공습 장면이 아니다. 좁은 바다와 보이지 않는 기뢰 그리고 보이지 않는 내부 분열이다. 세 주체의 목표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가운데 시장은 오직 하나만 본다. 호르무즈가 열려 있느냐 닫히느냐. 결국 전쟁의 시계도 유가의 시계도 해협의 폭만큼 좁아진 공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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