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257〉누가 지금의 전쟁을 만들었는가

지금 중동에서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전쟁으로 난리가 났다.
항상 소란스러운 곳이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불공정하고 사생결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 쌓여 온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기보다는,
가진 자의 끝없는 욕심과 그 욕심을 부추기는 악마의 속삭임이
더 큰 원인처럼 보인다.
오래전 찍어 둔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란의 한 관공서 벽 위에 걸려있던 두 얼굴.
이슬람 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와 그의 뒤를 이은 '하메네이'다.
그 두 얼굴은 벽 위에서 묵묵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 사람들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한 나라의 일상에 깊이 스며 있는 역사와 권력의 상징처럼 보였기에
나는 그 인상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러나 몇몇 서방 국가들은 그들의 피해의식에 이를 갈고 칼을 갈아왔다.
핵 개발 저지라는 명분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다.
물론 핵무기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자신들은 핵무기가 창고에서 썩어 나자빠질 만큼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 숫자를 늘리겠다고 하는 데에
그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수많은 전쟁을 만들어 온 나라가
오히려 '세계의 질서'를 말하는 지금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온 세계가 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지 않은가.
벽 위의 두 얼굴은 침묵하고 있는 듯하지만,
역사는 그 침묵 속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침묵은 이렇게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전쟁을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