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음 북한?…트럼프 전쟁 불길 한반도로 번질까
이란 침공 근본 배경은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
악의 축 전략과 네오콘의 마피아식 패권 유지술
이라크 실패와 북한 핵무장이 바꾼 미국의 전술
중국 겨냥한 항공모함? 한반도의 위험한 처지
트럼프 폭주 막는 '페이스 브레이커' 각오해야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공조하여 벌이고 있는 이란 침략 전쟁의 포성이 중동을 넘어 전 지구적인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 우리를 더 깊은 충격과 분노에 빠뜨리는 것은, 이 땅의 한편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환호성이다. 국내의 친미적 극우 세력은 마치 남의 나라의 비극이 자신들의 정치적 기회라도 된 것처럼 트럼프를 열렬히 응원하며, 나아가 '한반도에서도 전쟁 한번 하자'는 식의 무책임한 난동과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은 최근 "미국은 이란을 공습하여 핵에 집착하는 독재 국가의 운명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라며 "이는 북한 김정은이 마주할 미래의 예고편"이라고 주장했다. 타국의 주권을 유린하고 수많은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적 행위를 두고 '미래의 예고편' 운운하는 경악할 만한 발언이다.
이러한 호전적 태도는 안철수 의원에게서도 반복되었다. 그는 "이란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은 북한"이라면서 "김정은 참수 작전의 선봉 ··· 707특수임무단의 위상을 다시 세워 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수 작전'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하며 위험천만한 전쟁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행태이다.

지금 이 순간, 실제로 가장 거대한 핵무기 창고를 챙겨 놓고서 세계 평화를 뒤흔드는 '정신 나간 행동'을 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바로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아닌가? 하지만 친미 반북적인 확증 편향에 빠진 족벌 언론들에게 그런 상식을 기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그들에게 평화는 오직 강자의 폭력이 관철될 때만 존재하는 비겁한 용어일 뿐이다.
이러한 망언과 망발이 아니더라도, 이란 침공을 보며 한반도의 운명을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트럼프의 이란 침공 배경에는 앞뒤도 안 맞는 '독재 타도'나 '핵 개발 저지'가 아닌, 거대한 지정학적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강력한 경쟁자,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미국의 냉혹한 전략적 선택이다.
중동의 석유는 급속한 경제 발전을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중국에게는 생명줄과도 같은 핵심 자원이다. 미국은 중동 석유에 대한 통제권을 틀어쥐어 중국의 목줄을 죄고, 나머지 세계에 미국의 패권이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시켜 주려 한다. 이번 전쟁은 바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에너지 공급망을 장악함으로써 경쟁국들이 미국의 의중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려는 '에너지 제국주의'의 길이다. 이 현상은 소위 '투키디데스의 덫'(Thucydides Trap)으로 설명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최강국이었던 스파르타와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의 충돌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찾았다.
기존 패권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그 긴장이 결국 파멸적인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지난 500년 동안 기존 패권국과 신흥 도전국이 충돌한 16번의 사례 중 12번이 전쟁으로 귀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늘날의 최강국인 미국과 급격히 부상하는 경쟁자 중국의 관계도 바로 그러한 덫에 빠져 있다.

이 위기감 속에서 미국 신보수주의의 극단적 흐름인 '네오콘(Neocon)'이 부상하며 힘(군사력)에 의한 패권 유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네오콘의 전략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02년 연설이었다. 그는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목하면서 압박하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마피아 두목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에 대응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마피아 두목은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 때, 구역 내에서 가장 만만한 건달 하나를 골라 모두가 보란 듯이 묵사발을 내버린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깡패 두목들에게 '나한테 까불면 죽는다', '여전히 이 구역의 우두머리는 나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시범 케이스로 두들겨 패면서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지목한 것이 중동에서는 이라크였고, 동아시아에서는 북한이었다. 미국은 그것을 통해 중국, 러시아, 그리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유럽 국가들에게 자신의 패권을 다시 확인하려고 했다. 미국은 먼저 이라크를 침공했고, 만약 그 기획이 성공했다면 다음 타깃은 이란이나 북한이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라크에 실제로 대량 살상 무기가 있는지, 북한의 핵 개발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렇게 미국의 압박과 위협을 받으면서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린 북한은 역설적으로 정말로 모든 노력을 다해서 핵무기를 가지게 됐다. 미국의 위협이 북한의 핵무장을 앞당겨 준 꼴이다.
더구나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당초 기대와 정반대의 효과와 결과만을 낳았다. 세계 패권을 공고히 하고 석유 통제권을 틀어쥐기는커녕, 미국은 끝없는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지정학적 대재앙으로 판결 났고, 미국의 세계적 패권은 오히려 한풀 꺾이게 됐다. 그 사이 중국의 경제적 성장은 더욱 급격하고도 강력했다.
미국이 중동의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중국은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며 패권국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라크에서 미국의 실패, 중국의 급속한 성장, 북한의 핵무기 개발 성공이 결합되면서 어느 순간 동아시아에서 미국 패권 전략의 방향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오히려 북한과 중국을 분리시키고, 북한과는 거래를 하자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타났다.

북한도 여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트럼프는 네오콘의 반대를 넘어서지 않았고 결국 2019년 하노이에서 미국-북한의 거래는 무산됐다. 이것은 트럼프가 가진 '거래주의'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뒤통수를 맞은 북한은 더더욱 핵무기와 미사일에 매달리게 됐다. 이제 다시 트럼프가 집권한 상황이지만, 북한과의 거래가 다시 가능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더구나 중요한 것은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 미국이 노리는 전략적 목표가 중국의 포위와 봉쇄라는 점에 있다. 그 전략적 목표가 바뀌지 않는 이상 그것은 언제든지 북한에 대한 압박 전술로 바뀔 수 있다. 물론 현재로서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고 봉쇄하는 데 가장 강조하며 이용하고 있는 명분은 '북한 핵'이 아니라 대만 문제이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대면서,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동맹을 구축하고 전략 자산들을 동원해 반복적인 전쟁 연습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미국의 이런 전략에 협조하면서 동시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변신하고 군국주의적 재무장의 길을 열어가려고 한다.
아베 정권이 닦아놓은 이 길을 다카이치 정권은 더욱 빨리 달려가고 싶어 한다. 트럼프는 이런 일본과 한국을 연결시켜서 중국 포위와 봉쇄의 돌격대나 총알받이로 이용하고자 한다. 이것은 동아시아의 평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할 우리에게는 매우 위험한 덫이다. 이런 의도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은 중국 앞에 떠 있는 항공모함 같다"라면서 주한미군을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이 위에 있고 중국이 밑에 있는 거꾸로 된 동아시아 지도를 제시하면서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르는 여러 경쟁 축에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독특한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군 전력은 원거리 전략이 아니라 중국 주변에서 즉각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인접한 전력"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주한미군의 성격이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겨냥으로 완전히 변모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대비 태세 유지를 두고 사과하지 않는다"는 뻔뻔스러운 답만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지금 미국은 남북한 9.19 합의 복원, 군사분계선 비행 금지 구역 설정, 한미 군사 훈련 축소 등을 사사건건 반대하면서 남북한 화해 노력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란 침략 전쟁이 동아시아에서 벌어질 또 다른 전쟁의 예고편이 아닌지 불길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다. 정말로 이란 다음은 쿠바나 북한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협상을 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치면서 전쟁으로 가는 일이 이란에서만 벌어진 일일까?
유엔의 결의나 국내 의회의 승인도 없는 상황에서 주변 동맹 국가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전쟁을 시작하는 짓을 트럼프 정권이 다른 지역에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 동아시아에서 그런 충돌이 벌어지면 미군 기지들은 우리의 안전을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먼저 공격받는 타깃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란의 경우를 보면, 트럼프 1기 때 핵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대 압박 전술로 이란을 옥죄어 놓고는, 2기에 들어서 협상 제스처를 보이다 결국 군사 공격을 선택했다. 이 패턴은 하노이 이후 북한이 경험한 것과 구조적으로 닮은 측면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지나친 우려나 불필요한 걱정이 아니다.
트럼프 정권이 얼마나 갱스터나 날강도 같은 방식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익과 패권을 지키려고 하는지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거듭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 요구, 그린란드 병합 위협,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폭탄은 모두 같은 논리의 연장선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는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주권과 안전을 언제든 짓밟겠다는 선언이다.
트럼프가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만드는 지금, 이재명 정부는 그의 폭주를 돕는 '페이스 메이커'가 아니라 그 위험한 질주를 멈춰 세우는 '페이스 브레이커'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미국의 패권 전략에 침묵하고 추종하는 것은 곧 이 나라를 공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의 생명과 평화는 트럼프의 불장난에 맡겨 두기엔 너무나 소중하다.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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