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까지 끌어온 김어준, 민주당은 장인수를 고발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3. 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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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딥 스로트’를 꺼내 취재원 비공개 옹호
정청래 “모든 방법 동원”... 국민의힘 ‘특검·탄핵’ 판 키워
김어준 씨. (유튜브 캡처)

의혹은 빨랐고, 검증은 뒤로 밀렸습니다.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은 친여 성향 유튜브에서 시작돼 하루 만에 법무부와 검찰의 전면 부인으로 맞섰고, 이틀 만에 더불어민주당의 고발과 국민의힘의 특검 공세로 번졌습니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10일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이었습니다.
이 방송에 출연한 전 MBC 출신 장인수 기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보이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들에게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으로 번졌고, 검찰개혁 논의는 순식간에 거래설 진위 공방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반박은 빠르게 이어졌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황당한 음모론”이라며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공소 취소를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정 장관에게서 관련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공개 반박했습니다.

언론사 취재에 응한 검사장들 역시 그런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자료만 놓고 보면, 의혹은 컸지만 이를 뒷받침할 검증 가능한 물증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 워터게이트 소환했지만, 먼저 필요한 것은 입증

김어준 씨는 12일 자신의 방송에서 취재원 공개 요구를 일축하며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를 거론했습니다.
“기자들은 그런 제보 소스를 안 밝힌다”며 닉슨 대통령을 사퇴로 몰아간 익명 제보자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물론 취재원을 보호하는 일 자체는 언론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취재원 보호의 정당성보다, 그 주장이 어느 정도의 검증 절차를 거쳤느냐로 논란이 집중됩니다.

실제 워터게이트에서 ‘딥 스로트’로 알려진 인물은 2005년 워싱턴포스트 확인을 거쳐 당시 FBI 2인자였던 마크 펠트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 인물이 전체 보도를 대신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취재를 통해 확보한 내용을 확인하고 맥락을 보강한 내부 소스였다고 정리해왔습니다.
익명 제보를 보호하는 일과 교차 검증이 끝나지 않은 주장을 곧바로 정치 폭발력 있는 의혹으로 유통하는 일은 결이 다릅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은 늦게 움직였고, 강경 대응 시작됐지만 칼끝 갈려

더불어민주당은 초반부터 정리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당 안에서는 왜 지도부가 미적지근하냐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왔고, 그 뒤에야 정청래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뜬금없는 공소취소 거래설”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장인수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김어준 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당은 법률 검토 결과 김씨에게는 해당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민주당의 대응은 강경하면서도 동시에 조심스러워 보인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허위 주장에는 무관용을 말했지만, 파장을 키운 플랫폼 운영자까지 같은 선으로 겨누지는 못한 탓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국민의힘, 사실 확인보다 먼저 특검과 탄핵

국민의힘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거래설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론으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은 이 사안을 검찰개혁 논쟁의 혼선이 아니라 정권 정당성을 겨누는 프레임으로 곧바로 끌어올렸습니다.

민주당이 내부 정리에 시간을 쓰는 사이, 국민의힘은 ‘국정농단’과 ‘특검’이라는 더 큰 언어로 이슈의 무게중심을 바꿔놓으려 한 셈입니다.
정성호 장관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고 한 대목은 그래서 더 뼈아프게 남습니다.

이번 파문에서 가장 먼저 손상된 것은 검찰개혁의 논의 구조였습니다.

실체가 입증되지 않은 주장 하나가 개혁 논의의 방향을 흔들었고, 여권은 내부 결속의 약한 고리를 드러냈으며, 야권은 그 틈을 정치 쟁점으로 확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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