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에 이어 명동까지…이마트24, '1등' CU와 경쟁?

정혜인 2026. 3. 1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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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디저트·명동 K푸드…CU와 입지·콘셉트 겹쳐
트렌드 민감 업종 특성에 검증된 상권으로 수렴
특화 점포 경쟁 치열하지만 '내실 다지기' 필요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24가 서울 성수동 디저트 편의점과 명동 K푸드 편의점을 잇따라 열며 '특화 편의점' 경쟁에 가세한다. 공교롭게도 이 신규 점포들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1위 편의점 CU의 특화 편의점들과 입지와 콘셉트가 겹친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CU의 성공 사례를 뒤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업계 특성상 현재 가장 주목받는 입지와 콘셉트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있다.

성수·명동서 격돌

이마트24는 오는 13일 서울 성수동 서울숲 아뜰리에길에 94.4㎡ 규모의 '디저트랩 서울숲점'을 연다. 이마트24 디저트랩 서울숲점은 성수동을 찾는 1030 여성 공객을 타깃으로 해 디저트 상품 구색을 대폭 확대한 특화 점포다. 이곳에서는 '치플레', '아우어베이커리' 등 인기 디저트 브랜드와 협업한 단독 상품을 선보인다. 또 디저트와 어울리는 논알콜 와인 큐레이션존 등도 배치하면서 디저트를 단순 상품이 아닌 체험 콘텐츠로 확장했다.

흥미로운 것은 경쟁사인 CU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 같은 성수동 상권에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열었다는 점이다.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은 약 120㎡ 규모로 디저트 상품의 구색을  일반 편의점 대비 30% 가량 늘린 디저트 특화 점포다. '연세우유 크림빵' 등 CU의 인기 디저트를 한 자리에 모아 판매하면서 고객이 직접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DIY 체험존도 뒀다. 이 점포는 이마트24의 디저트랩 서울숲점과 1㎞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보로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이마트24 디저트랩 서울숲점. /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가 CU와 비슷한 콘셉트의 특화 점포를 내는 건 디저트뿐만이 아니다. 이마트24는 오는 18일 명동에 'K푸드랩'을 개점한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김밥·컵밥·간편식 등 K푸드 상품을 전면 배치한 K푸드 특화 점포다. 외국인을 위한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역시 지난 2024년 11월 CU가 명동에 개점한 K푸드 특화 편의점 'CU 명동역점'과 콘셉트가 겹친다. CU 명동역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은 '바나나맛 우유', '비요뜨'와 라면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을 위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 국어로 된 쇼카드(매대 가격표·행사 고지물을 끼우는 카드)와 영문으로 된 띠지, 집기 사용법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닮아가는 1위와 4위

이마트24가 이달 새로 여는 신규 특화 점포들은 모두 CU의 특화 점포들과 입지와 콘셉트가 겹친다. 성수동 디저트 특화 점포인 CU 성수디저트파크점과 이마트24 디저트랩 서울숲점은 1㎞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보로 불과 15분 거리다. 명동 K푸드 특화 점포 역시 CU 명동역점과 이마트24 K푸드랩이 명동역 인근 같은 상권에 자리 잡았다.

콘셉트도 유사하다. 성수동에서는 두 브랜드 모두 디저트 상품 구색을 일반 점포 대비 30% 이상 강화하고 인기 디저트 브랜드 협업 상품과 체험 요소를 더했다. 명동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K푸드 상품을 전면 배치하고 다국어 안내와 외국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했다.

CU 성수디저트파크점. / 사진=BGF리테일

이렇게 이마트24가 CU와 같은 입지·콘셉트를 선택하게 된 건 편의점업계 특성과 관련이 있다. 편의점은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유통 채널로 꼽힌다. 디저트와 K푸드는 현재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역적으로도 성수동과 명동은 각 트렌드에 최적화 된 상권이다.

성수동은 트렌디한 카페와 디저트 매장이 밀집한 곳으로 MZ세대가 즐겨 찾는 지역이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K푸드 수요가 집중돼 있다. 디저트 특화에는 성수, K푸드 특화에는 명동이 각각 최적의 선택인 셈이다.

CU의 두 특화 점포들이 각 상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은 이런 특화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은 오픈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일반 점포보다 두 배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 이 점포의 전체 매출에서 빵과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통상 편의점에서 담배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명동의 K푸드 특화점 역시 마찬가지다. CU 명동역점은 CU의 전국 1만8800여 개 점포 중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점포 3곳 중 하나다. 올해 1~2월 이 점포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평균 52% 수준이다. 외국인 매출이 가장 높을 때는 하루 매출의 68%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나올 정도다.

트렌드 좇아라

이렇게 편의점업계 전반이 상권 맞춤형 특화 전략에 집중하는 것은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브랜드 간 차별화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편의점들은 상권과 소비자 니즈에 맞춘 특화 점포를 내세우면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차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주요 고객이 젊은 층인 만큼 이런 특화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CU는 이런 특화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는 편의점 브랜드로 꼽힌다. 최근 한강에 러너들을 위한 물품보관함과 탈의실을 갖춘 '러닝 스테이션'을 열었다. 한강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한강 라면 라이브러리', 출국 전 마지막 쇼핑을 노리는 외국인을 위한 '인천공항 스낵 라이브러리', K팝 팬덤을 겨냥한 '홍대 뮤직 라이브러리' 등도 운영 중이다.

CU 러닝스테이션점.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세븐일레븐도 명동에 'K팝 팬덤존·라면존·K기념품존' 등을 갖춘 '뉴웨이브플러스' 매장을 두고 있다. GS리테일의 GS25는 한화이글스·LG트윈스·울산HD·FC서울 등 스포츠 구단과 협업한 특화 매장을 각 구단 홈구장 인근이나 팬 밀집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만 특화매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점포로는 괜찮지만 확장이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특화 점포 경쟁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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