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소꿈터 소장 "결핵, 약만큼 치료환경도 중요합니다"
"치료·복지 연계해 퇴소 후 안정적 자립 환경 지원해야"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결핵 치료는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한 복약이 완치의 핵심이다. 그러나 노숙인 등 취약계층 환자는 병원 퇴원 이후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복약을 멈출 경우 재발 위험은 커지고, 환자는 지역사회에서 결핵 감염원으로 남게 돼 보건·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미소꿈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하는 공간이다.
노숙인 결핵치료 관리 책임지는 '미소꿈터'
12일 서울역 인근에서 노숙인·주거 취약계층 결핵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미소꿈터'의 이안열 소장은 "결핵은 완치까지 최소 6개월, 심할 경우 2년 가까이 걸리는 질환"이라며 "무엇보다 꾸준한 복약이 중요하지만 퇴원 이후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갈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치료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미소꿈터는 취약계층이 병원 통원 치료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하며 치료를 이어가도록 돕는 주거·관리 시설이다. 식사와 복약 관리를 지원하고,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병원 치료를 연계한다. 상담과 자립 지원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시설은 대한결핵협회에서 운영하고, 질병관리청과 서울시의 예산·사업 지원을 받는다. 현재 2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간병인, 조리사 등 9명이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이 소장은 "결핵 환자들은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라며 "약이 독하다 보니 속이 불편하거나 복용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아 매일 복약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 환자는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일반 환자보다 결핵 치료 과정이 더 지난하다"고 부연했다. 안정적인 생활 환경에서 의료진과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며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설 이용 시 완치율 95%지만 자립준비 없이 지역사회 복귀 시 70% 그쳐
국내에서 노숙인 결핵 환자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시설은 사실상 두 곳뿐이다. 서울의 미소꿈터와 대구에 있는 대구요양원이 대표적이다.
이 소장은 "주거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쉼터나 복지시설은 전국에 많이 있지만 결핵 환자를 받아주는 곳은 거의 없다"며 "치료 관리도 어렵고,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 대부분의 시설에서 입소를 꺼린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병원에서 퇴원한 뒤 갈 곳이 없는 환자들은 다시 거리로 돌아가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 치료 결과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시 서북병원이 미소꿈터로 연계한 환자들을 10년간 분석한 결과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95%에 달했다. 반면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로 돌아간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약 70% 수준에 그쳤다.

수급 신청 지원 등 자립 돕는다…"주거·일자리·의료지원 함께 이뤄져야"
한때는 대기 인원이 있을 정도로 시설 수요는 뜨거웠지만 현재는 자리가 남는 상황이다. 이 소장은 "시설에 들어오면 수급비가 들어오지 않고, 시설은 힘들고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용을 거부하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의 사회적 고립 역시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는 "상당수가 가족과 20~30년 이상 단절된 경우가 많다"며 "의지할 곳도, 치료를 챙겨줄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혼자 병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미소꿈터는 단순히 결핵 치료를 돕는 공간을 넘어 환자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설에서는 수급 신청을 돕거나 주민등록이 말소된 환자의 신분 회복을 지원한다. 근로가 가능한 환자에게는 자격증 취득이나 취업 준비를 돕는다.
실제로 결핵 치료를 마친 이용자 가운데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곳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며 사회복귀에 성공한 이들도 있다.
결핵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재활 치료나 취업 준비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서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도 운영하고 있다. 이 소장은 "결핵이 완치됐다고 해서 바로 자립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환자들이 다시 거리로 돌아가지 않도록 주거와 일자리, 의료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마련되면 환자들의 자존감이 회복되고 가족과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미소꿈터에서는 LH 매입임대주택을 통해 주거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 소장은 "쪽방촌이 아니라 쾌적한 공간에서 살게 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주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며 "상향된 주거 환경에 가신 분들은 보통 '가족을 만나고 싶다', '같이 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결핵 관리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소장은 "취약계층의 삶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열악한 환경으로 다시 돌아가면 언제든지 결핵이 재발하거나 다시 노숙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는 게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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