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본격화...'1호사업' 루이지애나 LNG 유력
정부, 대미투자 액션플랜
대미투자특별법(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12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정부는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과 무역법 301조 대응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법안 통과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실제 투자 이행과 통상 협상이라는 더 험난한 본게임이 이제 시작됐다는 얘기다.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공포일부터 3개월간 공사 설립위원회가 운영된다. 설립위원회는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즉시 가동되고, 한국산업은행ㆍ한국수출입은행ㆍ한국무역보험공사ㆍ한국투자공사ㆍ한국해양진흥공사 파견 인력으로 꾸려진 준비단(TF)은 이미 정관 작성과 조직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공사는 자본금 2조원, 임직원 50명 이내 소규모로 출범한다.
재원은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과 해외 정부보증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 대미투자는 연간 200억달러를 최대한도로 집행되며, 외환시장 불안 우려 시 집행 금액과 시점을 미국과 협의해 조정하는 안전장치도 법에 명시했다.
의사결정은 3중 구조로 이뤄진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운영위원회가 투자 사업 추진 의사를 심의ㆍ의결하고, 산업통상부 산하 사업관리위원회가 개별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과 법적 리스크를 검토한다. 미국 측과의 공식 협의는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한미 협의위원회가 담당한다. 정부는 법 시행 전이라도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대미투자 후보사업에 대한 예비검토에 먼저 착수하기로 했다.
1호 투자 사업으로는 루이지애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유력하다. 미국산 LNG 장기 구매와 투자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안보와 대미 투자 실적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 밖에 소형모듈원전(SMR) 건설과 노후 전력망 현대화 투자도 초기 협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조선협력투자 1500억달러는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조선소 투자ㆍ협력 방식으로 민간 주도로 집행된다.
301조 대응에서 정부가 주목하는 시점은 오는 7월이다. 미국은 현재 무역법 122조를 통해 글로벌 10% 관세를 5개월 한시 조치로 운용 중인데, 7월 중순 조치가 만료되면 301조를 통해 개별 국가에 차등 관세를 부과하는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1차 대응 시한은 오는 4월 15일이다. USTR 서면 의견 제출 마감일에 맞춰 업계와 협의를 거쳐 우리나라 철강ㆍ조선의 대미 공급망 기여도와 중국발 피해 실태를 담은 공식 의견서를 낼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중국발 저가 공세의 피해국임을 부각해 과잉생산국으로 묶이는 것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5월 열리는 301조 관련 공청회에도 정부 대표단이 직접 참석한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미국과 관세 합의를 해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는 국가는 위헌 판결 이전 관세 수준 복원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추가 관세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며 “지금은 침착하게 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 안정화의 지름길이다. 개별 사안마다 국익 최대화에 방점을 두고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지희기자 jh606@ 신보훈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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