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비타민D·아연…"B형간염 예후 가르는 '영양 3요소'"

김정주 기자 2026. 3. 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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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만으로 부족…'무엇을 먹느냐'가 치료 반응 좌우
B형간염과 영양 (2)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영양 관리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질병의 진행과 치료 반응, 예후를 좌우하는 중요한 치료 요소로 꼽힌다.

만성 B형간염이 지속되면 간세포 손상으로 인해 에너지 대사와 단백질 합성, 지질·탄수화물 대사, 미량영양소 저장 기능 등이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의 영양 상태뿐 아니라 약물 반응성과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탄수화물 대사도 영향을 받는다. 간은 포도당 저장과 방출, 글리코겐 대사, 포도당신생 과정의 중심 장기인데, B형간염에서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면 글리코겐 저장 능력이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공복혈당 상승이나 내당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포도당신생 기능이 저하되면서 저혈당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영양 관리에서는 단순당 중심 식단으로 인한 급격한 혈당 변동을 줄이고 복합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량의 식사를 하루 여러 번 나누어 섭취하고 취침 전 간식을 섭취하면 저혈당 예방과 근단백질 분해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백질 섭취는 특히 중요하다. 간은 체내 단백질 합성과 분해를 조절하는 기관인데,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이 증가하면서 단백질 이화작용이 촉진된다. 동시에 간세포 손상으로 알부민 합성이 감소하고 근단백질 분해가 증가해 근감소증(sarcopenia)이 흔히 발생한다.

이에 따라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예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양 결핍이 없는 환자는 체중 1kg당 하루 1.0~1.2g, 심각한 영양 결핍이 있는 환자는 1.5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간성뇌증 환자에서도 1.0g/kg 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권고되며, 간성혼수 위험이 없는 경우 단백질 제한은 필요하지 않다.

만성 간질환에서는 분지쇄아미노산(BCAA)과 방향족 아미노산(AAA)의 균형도 변한다. BCAA(L-leucine, L-isoleucine, L-valine)는 감소하는 반면 AAA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비율이 낮아지면 뇌에 AAA가 축적돼 신경전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간성뇌증이나 근감소증 환자에서는 보조적 치료로 경구 BCAA 보충을 고려할 수 있다.

지질 대사 역시 변화한다. B형간염 환자에서는 지질 합성 능력이 감소해 총콜레스테롤과 LDL 수치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염증이 호전되거나 항바이러스 치료가 진행되면 지질 대사가 회복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동반되기도 한다. 테노포비르나 엔테카비르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직접적으로 지질 대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간세포 재생 과정에서 일시적인 지질 저장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항염 및 항섬유화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n-3 PUFA)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지질 섭취는 전체 열량의 약 25~35% 범위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미량영양소 관리도 중요하다.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는 비타민D 결합 단백질의 간 합성이 감소하고 간의 25-하이드록실화 반응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면역 조절과 항바이러스 반응에 관여하기 때문에 결핍 시 치료 반응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돼 있다.

혈중 25(OH)D 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결핍이 있을 경우 하루 800~2000IU 정도의 보충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테노포비르를 복용하는 환자는 골밀도 감소 위험이 있어 비타민D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비타민A와 비타민K 역시 간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비타민A는 간에 저장되지만 간질환이 진행되면 저장 능력이 떨어지고 혈중 농도가 변동될 수 있다. 비타민K는 응고인자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간기능 저하 시 결핍되면 프로트롬빈 시간(PT)이 연장되고 출혈 경향이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지용성 비타민은 과잉 섭취 시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결핍이 확인된 경우에만 보충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타민E와 C는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으로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증가한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소모가 많다. 결핍 시 염증과 섬유화 진행이 악화될 수 있어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고용량 비타민E(800IU 이상)는 비타민K 대사를 방해해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과량 복용에는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B군도 항산화 기능과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B1(thiamine)은 철분 대사 과정에서 항산화 및 조효소 역할을 하는 Dihydrolipoate 합성에 필요하다. 또한 만성 B형간염은 적혈구에서 비타민B2와 B6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연 결핍 역시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매우 흔하다. 아연은 단백질 대사와 면역 기능 유지에 중요한 미량원소로, 결핍 시 면역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간경변 환자에서는 아연 결핍이 간성뇌증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경구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중 아연 농도가 60μg/dL 미만일 경우 하루 20~40mg 정도의 보충이 권장된다. 다만 아연 수송은 알부민 수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저알부민혈증이 있는 경우 아연 대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B형간염 환자의 영양 관리는 단순한 식사 조절을 넘어 질환의 병태생리와 영양소 변화 양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불포화지방산 섭취, 비타민D와 아연 보충 등은 치료 성과와 환자의 예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리 요소로 평가된다.

약사의 한 마디

영양관리 시 단순당 위주의 급격한 혈당 변동을 최소화하고, 복합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량의 식사를 하루 여러 번으로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며, 취침 전 간식(야식)이 저혈당 예방과 근단백질 분해 억제에 도움이 된다.

* 해당 기사는 약사공론 학술 세션인 대한약사저널 학술 기고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 정보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