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오빠 보고 있지?"…1200만 '왕사남'이 불러온 국사 공부 열풍

권진영 기자 2026. 3.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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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오빠 하늘에서 보고 있지? 나 더이상 역사에 무지하지 않아."

직장인 이 모 씨(31)는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관에 입장할 때까지만 해도 단종과 계유정난이 소재라는 것을 몰랐지만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시간을 뛰어넘어 학생 때 국사 시간에 배운 조선시대 역사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왕사남에 빠져든 이들은 '단종사랑단'을 자처하며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유배지를 찾는 등 역사적 시야를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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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관련 유튜브 콘텐츠 줄줄이 100만 조회수 돌파
영화 관람 후 역사 강의·논문사이트·책 뒤지고 촬영지 여행까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관객수가 1200만명을 넘긴 가운데 서울의 한 영화관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광고판이 걸려 있다. 2026.3.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단종 오빠 하늘에서 보고 있지? 나 더이상 역사에 무지하지 않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만화를 그리는 이 모 씨(30대)는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를 본 뒤 만화 두 편을 연재했다. 평소 암기량이 방대한 사회 과목을 싫어해 이과를 선택했다는 그는 관람 뒤 역사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 씨는 만화를 통해 "이 영화를 보고 단종을 한 번이라도 검색했다면 성공한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SNS에 연재된 '왕사남 본 만화 2편' 갈무리. (출처 : 인스타그램 '이다올 da_al_l' 계정)

1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200만 명을 돌파한 왕사남은 '국사 공부 붐'을 일으키고 있다. 계유정난 이후 왕위에서 쫓겨난 조선의 적장자 단종의 유배 생활은 그동안 역사에 가려져 있었지만 영화를 통해 '역사가 지우려 했던 이야기'로 재조명받으면서다. 유튜브에는 단종의 생애와 당대 정치적 상황을 분석한 역사 콘텐츠의 조회수가 줄줄이 100만을 넘고 있다.

직장인 이 모 씨(31)는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관에 입장할 때까지만 해도 단종과 계유정난이 소재라는 것을 몰랐지만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시간을 뛰어넘어 학생 때 국사 시간에 배운 조선시대 역사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관람 후 "세조를 비롯한 세력과의 다툼 끝에 밀려나 목숨을 잃은 단종 등 인물들의 심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많이 찾아보며 엄흥도 캐릭터에 대한 실제 기록은 어떤지, 사료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남아 있는지 주의 깊게 따지며 한참을 읽었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성대모사까지 익힌 박 모 씨(31)도 "역사를 회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유튜브 역사 강의와 포털·챗GPT, 논문 사이트를 찾아봤다"고 말했다. 박 씨는 계유정난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한명회를 향해 "역사는 승자의 이름을 기록하지만 그 이름을 평가하는 일은 후대의 몫이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왕사남에 빠져든 이들은 '단종사랑단'을 자처하며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유배지를 찾는 등 역사적 시야를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영화가 개봉한 지난 2월 4일 이후 한 달간 '단종' 키워드 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65.4% 증가했다. 서점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광수의 장편소설 '단종애사'의 '1954년 초판본 세트' 예약 판매까지 시작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출시한 '초판본 단종애사 세트' 상품 사진. 1954년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책과 함께 △단종 '월중도' △단종의 자작시 '자규시' △단종으로부터 온 편지 △단종대왕어진 캐릭터 키링 △단종대왕어진으로 구성돼 있다(출처 : 예스24)

도서관정보나루에 따르면 '단종애사'는 왕사남 개봉 이후 대출 건수가 1월 28건에서 2월 148건으로 수직 상승했다. 2년 내내 월 대출 30건을 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왕사남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영화 촬영지 영월로 성지 순례를 떠나는 이들도 많다. 왕사남 촬영지 당일치기 패키지를 판매하는 지원여행사의 손원하 대표는 "44인승 일반버스 당일여행은 이미 만석이고, 정선·영월·청령포를 도는 1박 2일 단종 역사 기행 상품도 인기가 좋다"고 화색을 띠었다. 손 대표는 "젊은이들은 자가로 많이 움직이다 보니 이동이 편한 패키지를 선호하는 5060 고객들이 많은 편이다"라고 했다.

왕사남 흥행 물결은 영화 팬덤을 기반으로 당분간 연관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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