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선 이틀 앞…'민주적 선거' 부각했지만 한계 여전

유민주 기자 2026. 3.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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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경쟁' 도입에 '민주적 요소' 부각하지만…사실상 '추인' 형식
찬성·반대 투표함 놓고 투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23년 11월 열린 북한의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앞에 놓인 '찬성' 혹은 '반대' 투표함에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판 '총선'인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 해당) 대의원 선거가 13일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5기 대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선거구별로 복수 후보가 나서 경선을 치르며, 선발된 최종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를 통해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23년 8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27차 전원회의를 통해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치르는 첫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다. 북한은 2023년 11월에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지방인민회의(광역·기초의회) 대의원은 한 차례 선출한 바 있다.

후보자 추천과 심의 거쳐 '단수 후보자' 확정해 찬반 투표

북한은 지난 14기 때 687명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했다. 이는 북한의 지역구(선거구)가 687개라는 의미다.

먼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우리의 선거관리위원회인 '선거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자(유권자) 명부 등을 확정하는 등 선거 전반의 사항들을 관리·감독한다.

각 선거구의 후보자는 유권자들이 직접 추천하거나 정당, 사회단체가 추천할 수 있다. 추천된 이들 중 선거자회의의 자격심의를 거친 이들이 최종 후보자가 된다.

후보자는 두 부류로 구분된다. 당 간부 등 신원과 능력이 검증된 이들은 '고정지표대상'으로 분류해 단수로 후보 추천을 받게 된다. 노동자나 농민들은 '선발지표대상'으로 분류돼 복수(2명)의 후보자가 추천된다. 한 지역에서 고정지표대상과 선발지표대상이 동시에 추천을 받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고위직과 농민 출신이 경쟁을 하는 구도는 형성되지 않는다.

이렇게 추천된 이들은 기관, 기업소, 단체의 당, 행정책임일꾼들, 핵심군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된 선거자회의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 △높은 당성, 혁명성과 무조건적 집행 정신 △애국심과 '좋은 일을 찾아하는 정신' 등을 기준으로 투표를 해 최종 1명의 후보자를 선출하게 된다.

고정지표대상과 선발지표대상 모두 과반의 표를 얻어야 한다. 고정지표대상이 과반의 표를 얻지 못하면 다른 이를 다시 후보자로 추전해야 하며, 선발지표대상 두 명이 똑같은 수의 표를 얻으면 재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자회의 인원을 추가로 선발해 추가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과거엔 중앙당과 지역당이 결정한 한 명의 후보만 후보자로 등록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했으나, 법을 개정해 경선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상국가화'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얼마나 투명하게 선거가 진행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선 방식이 형식적일 뿐,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당국이 후보자를 지명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후보자가 되면 유권자들과의 만남인 '상봉모임' 등 '선거선전'(유세)에 나설 수 있다. 선거법엔 "대의원후보자는 등록이 끝나는 차제로 1~2일간 해당 선거구에 나가 선거구의 실태를 료해(파악)하고 선거자들과의 상봉모임도 진행하면서 직접 자기소개를 하고 결의도 다져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앞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 선거를 위한 각 구 선거위원회들에서 대의원 후보자 등록 사업이 결속됐다"며 "각지 선거구들에서는 등록된 대의원 후보자와 선거자들 사이의 상봉모임이 담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투표실은 선거일 3일 전까지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이 투표실에는 '찬성'과 '반대' 글자가 적힌 서로 다른 색의 투표함 두 개가 놓인다. 이 방이 어느 정도 비밀이 보장되는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역시 '사실상의 공개 투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질적 '민주적 선거'엔 한계…당 결정 이행하는 '요식 행위' 비판도

선거법에 따르면 북한은 선거 60일 전에 최고인민회의 선거일을 공포해야 하지만 이번엔 선거일 불과 12일 전에 공포했다. 또 선거자(유권자) 명부 공시는 선거일 15일 전, 대의원 후보자 등록 마감 및 후보자 공시도 선거일 7일 전에 알려야 하지만 뒤늦게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그마저도 매체를 통해서는 일부 과정만 보도됐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는 엄격히 말하면 법 위반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이미 '세팅'이 끝난 상황에서 선거일을 공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거가 '당이 정한 인물'을 선출하기 위한 과정으로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선거자회의 구성원 자체가 임의로 구성된 주민들이 아니라 지역의 주요 인물들로 꾸려지기 때문에 북한의 바뀐 선거 방식도 결코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달 치러지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북한은 지난달 개치한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선출된 주요 간부들에게 대의원 자격도 부여하고, 당과 최고인민회의의 운용 주기를 일치시켜 국정 운영의 통일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난 뒤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겸하는 국무위원장 재추대와 내각 등 국가기구 인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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