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전’ 김영록 지사 배웅에 도청 간부들 일제히 도열···“충성경쟁에 참담”

3선을 위한 당내 예비후보 등록길에 나선 김영록 전남지사(현 전남광주특별시장 예비후보)를 도청 간부 수십 명이 근무 시간 중 집단 도열해 박수로 배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내 경선은 사퇴가 아닌 일시 직무정지 상태로, 결과와 무관하게 지사직 복귀가 예정돼 있다. 선거 중립성과 함께 공적 업무에 전념해야 할 공무원들이 본분을 망각한 채 시대에 뒤떨어진 노골적 ‘줄서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오후 3시 전남도청 1층 로비에서는 김 지사 환송식이 열렸다. 3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직무를 일시 정지하고 도청을 나서는 김 지사를 배웅하는 자리다. 실·국장 등 간부급 공무원 50여명은 행사 10분 전부터 양쪽으로 나눠 미리 도열했다. 김 지사가 들어서자 이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국장급 간부 여럿은 김 지사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악수를 청했고, 한 간부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도열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감사의 의미로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전남도는 이 환송 행사에 앞서“오후 2시55분까지 로비로 모여달라”는 취지로 구내방송을 했다. 또 각 부서별 사내 메신저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를 독려했다. 일부 부서는 ‘전 직원 참여를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문제는 이번 환송식이 특정 정당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 개인의 사적 정치 일정임에도 도청 행정력이 동원됐다는 점이다. 김 지사는 사퇴가 아닌 일시 직무정지 상태로,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도지사직 복귀가 예정돼 있다. 결국 다시 돌아올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려고 고위 간부들이 낯뜨거운 의전 촌극을 벌인 셈이다.

일선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그만두고 아예 떠나는 것도 아니고 복귀가 예정된 인사권자의 행사인데, 업무 시간에 직원을 집결시키는 게 말이나 되느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상급자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간부들의 충성 경쟁에 하위직들만 구경거리로 동원된 꼴”이라며 “언제까지 시대에 뒤떨어진 이런 의전을 계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 등의 선거 중립 의무를 규정하며,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제85조 1항은 공무원 등이 직무와 관련하거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환송 행사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마련된 자리였을 뿐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내방송과 메신저 공지에 대해서도 “행사 시간을 알리기 위한 단순 안내 차원이었지,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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