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NOW] 슬롯다이 넘어 노칭금형·AI 비전검사장비까지… 지아이텍, 사업 다각화 ‘강드라이브’
이인영 회장 “올 신사업 성과 원년될 것”
노칭 금형 시장 1500억…슬롯다이 시장의 약 3배 규모
엠브이텍 인수로 ‘라비드 AI’ 기반 비전 사업 확대
美 공장 6월 가동…글로벌 고객 대응 강화

[대한경제=이계풍 기자]초정밀 부품·장비 전문기업 지아이텍이 주력인 ‘슬롯다이’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펌프, 노칭 금형 등 슬롯다이 연계 부품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비전 검사 장비로 영역을 넓히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인영 지아이텍 회장은 최근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지난해는 미래 사업을 위한 공격적 투자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준비했던 신사업들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아이텍의 근간은 이차전지 전극 코팅 공정의 핵심 부품인 슬롯다이다. 슬롯다이는 배터리 전극의 품질과 생산 효율을 결정짓는 활물질 균일 도포 장치다.
지아이텍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활물질 공급 장치인 ‘펌프’와 전극 가공에 필수적인 ‘노칭 금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노칭 금형은 지아이텍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소모성 부품인 노칭 금형은 마모 속도가 빨라 반복적인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노칭 금형 시장은 약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기존 슬롯다이 시장(400억~500억원)보다 약 3배 이상 크다.
신성장 동력의 핵심은 2024년 인수한 머신비전 전문기업 엠브이텍이다. 지아이텍은 자사의 정밀 장비 제작 기술과 엠브이텍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했다.
엠브이텍의 독자 프레임워크인 ‘라비드(RAVID)’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비전 검사 설루션 ‘라비드 AI’는 이미 실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카메라 모듈 기업에 렌즈 조립 및 검사 장비를 공급하며 해당 설루션을 탑재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배터리 모듈 라인 프로젝트에도 비전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회장은 “미래 제조 공정의 핵심은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 결합”이라며 “비전 기술을 통한 자동화 검사가 지아이텍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막바지 단계다. 지아이텍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신규 공장을 오는 6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현재 장비 반입과 세팅이 진행 중인 이 공장은 초기에는 슬롯다이와 금형 등 핵심 부품의 리페어(수리) 및 고객 대응 거점으로 활용된다.
핵심 부품의 특성상 현장에서의 신속한 유지보수 능력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미국 현지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은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고객사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향후 지아이텍은 시장 상황에 따라 현지 생산 라인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밝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와 신사업 투자 비용 발생으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전기차를 대신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 회장은 “장비 및 부품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의 본격적인 설비 투자 이전 단계부터 움직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수요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산=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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