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상환경서 첨단무기 테스트…크래프톤-한화에어로 ‘AI동맹’
한화에어로 연구개발 경쟁력 컬래버
실물 데이터 확보·비용 절감 윈윈
AI 매개로 이종 산업간 ‘합종연횡’
엔씨는 대학·출연硏 연합체 꾸려

기존 업무 영역에서 접점이 없던 크래프톤(25996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전격 손을 잡은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독자 생존이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이 게임 운영으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항공·방산 제조 인프라를 결합해 막강한 자본과 인력을 앞세운 미·중 기업들에 맞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이 최근 잇따라 ‘AI 연합체’를 구성해 서로의 핵심 기술을 결집하는 ‘합종연횡’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출범할 크래프톤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합작법인(JV)은 AI를 기반으로 한 첨단 우주항공 및 방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크래프톤의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기체계를 시연하며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게임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가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연구에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분야 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5월에는 AI본부 산하에 휴머노이드 로보틱스를 연구하는 ‘피지컬 AI팀’을 신설했다. 11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해 로봇용 지능 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AI 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을 거치며 AI 기반 장비와 드론 등 무인 전력이 실제 군사 작전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하드웨어 기술력만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진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크래프톤이 축적해 온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중장기 연구개발(R&D)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무기 및 로켓 등 방산 제품 실험을 시공간적, 비용적 제약 없이 가상 환경에서 무제한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반복 실험이 필수적인 방산 분야에서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크래프톤은 실물 기반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는 ‘윈윈(Win-Win)’ 모델이 구축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구 영역에 특화된 크래프톤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방산을 비롯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탄탄한 제조업 인프라가 만나 피지컬 AI 분야에서 막대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크래프톤은 한화그룹이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를 위해 조성 중인 6700억 원 규모의 대체투자펀드(한화-8090 넥서스 그로우쓰 펀드)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자산운용이 결성하는 이 사모펀드에는 방산·조선 계열(△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억 5000만 달러 △한화오션 1억 달러 △한화시스템 5000만 달러)과 금융 계열(△한화생명 1억 2000만 달러 △한화손해보험 3000만 달러) 등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핵심 출자자(LP)로 나선다.
이처럼 AI를 매개로 한 이종 산업 간 협업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앞서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기술 진보를 향한 범산업적 연대가 시작됐다. 지난달에는 엔씨소프트 자회사 NC AI를 주축으로 기업,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연합체가 출범했으며, 한화로보틱스 또한 피지컬 AI 전문기업 마음AI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형 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 간 전략적 동맹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단일 기업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업 간의 연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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