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출·육’ 지원 든든해지니… ‘둘째 낳아볼까’ 용기 생겼죠

포항/박상현 기자 2026. 3. 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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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 낳게 하는 일터] 포스코퓨처엠
지난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본사 어린이집에서 직원들이 자녀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직원들의 결혼부터 출산, 보육, 교육까지 단계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김동환 기자

지난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본사 내 늘푸른솔어린이집. ‘신입생’ 1세반(2024년생) 아이 4명이 엄마·아빠 손을 잡고 밝은 표정으로 등원했다. 작년에는 신입생이 1명뿐이었지만, 올해는 아이를 낳은 직원이 크게 늘었다. 권준범(39) 과장은 “작년부터 사내 육아 복지가 크게 확대되면서 출산에 관심을 가지는 동료가 늘어났다”며 “우리 가족도 원래 계획에 없던 둘째를 낳아 첫째가 5세반, 둘째가 1세반에 다니게 됐다”고 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사내 어린이집은 2015년 3월 문을 열었다. 첫 졸업생이 생긴 2016년 2월부터 올해까지 319명이 이 어린이집을 수료했다. 해마다 30여 명이 졸업한 셈이다. 어린이집이 문 연 10여 년 전만 해도 아이를 가진 직원이 많다 보니 총정원을 65명으로 꾸려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출생률이 점점 떨어지면서 현재는 1세반을 비롯해 2세반(1명)·5세반(4명)을 합쳐 9명이 전부다. 3~4세반은 개설도 못 했다. 이랬던 어린이집에 올봄 오랜만에 많은 신입생이 찾아온 것이다.

이는 포스코퓨처엠이 결혼부터 임신, 출산, 보육,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에 맞춰 사내 지원을 대폭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이미 아이를 가진 직원들에게 사내에 필요한 육아 복지의 아이디어를 얻어 새롭게 제도를 만들면서, 결혼은 했지만 출산은 기피하던 많은 젊은 직원들에게 ‘아이 낳을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했다. 출산 이후에도 단계별로 양육 과정에 맞는 지원책을 설계해 둘째, 셋째까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용기도 불어넣었다.

포스코퓨처엠에선 결혼 시 ‘결혼 축하금’과 ‘신혼여행 지원금’으로 각 200만원씩 총 400만원을 지급한다. 직원이 아이를 가지면 임신 안정기인 ’12주 이내‘와 출산에 임박한 ’32주 이후’에 하루 2시간씩 단축근무를 할 수 있다. 정기검진이 필요한 주수에 하루씩 유급휴가를 쓸 수 있고, 남성 직원도 배우자가 임신하면 마찬가지로 총 3일의 태아검진휴가가 생긴다.

난임(難妊)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에겐 회당 100만원 한도로 총 10번까지 난임 치료 지원금을 지급한다. 시험관 시술 등 난임 치료 대부분이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크기 때문에 10일의 난임 치료 휴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오는 8월 출산 예정인 김다휘(34) 대리는 “임신 초기 컨디션이 크게 떨어졌고, 병원에서 자궁 내 피 고임으로 각별히 주의하라는 진단을 받았었다”며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다보니 부담이 컸는데 근로시간 단축 제도 등을 통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덕에 현재 건강하게 임신 생활을 유지 중”이라고 했다.

엄마·아빠가 된 직원들에게 가장 호응이 높은 복지 제도는 작년 1월 만들어진 ‘육아기 단축근무’다. 부모 손이 많이 가는 만 12살까지 하루 1~5시간씩 단축 근무가 가능하다. 아이 가진 직원은 재직 중 최대 2년 간 재택근무도 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운영 중이다. 최윤정(37) 대리는 “단축 근무 덕에 해가 떠 있을 때 아이를 하원시킬 수 있고, 함께 저녁밥도 먹을 수 있어서 육아 공백이 생기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했다. 황다훈(30) 대리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덕분에 아이를 가까이에서 돌보며 성장 과정을 함께할 수 있었다”며 “출퇴근 부담이 줄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회사 생활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출산 전후로는 총 90일까지 ‘출산전후휴가’를 쓸 수 있다. 미숙아를 낳으면 휴가 일수가 열흘 늘어나 총 100일을 쓸 수 있다. 휴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도 있다. 아이를 낳으면 출산 축하금으로 첫째는 300만원, 둘째는 700만원, 셋째부터는 1000만원을 지급한다. 또 아기 용품을 마련하라는 취지에서 ‘아기 첫 만남 선물’로 50만원의 상품권도 지급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자녀 1명당 총 2년을 쓸 수 있다.

어린이집은 포항 본사에서 포스코퓨처엠이 단독으로 운영 중인 늘푸른솔어린이집을 비롯해, 포항·광양제철소와 서울에 나가 있는 직원을 위해 포스코와 함께 운영 중인 공동 어린이집도 쓸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에겐 회사에서 책가방·학용품·도서 등 입학 선물을 골라 받을 수 있다. 중학교까진 일년에 100만원가량의 학자금이 지급되고, 고등학교~대학교 땐 학비를 일부 지원한다. 셋째 이상 자녀에겐 학비가 전액 지원된다.

늘푸른솔어린이집 주현정 원장은 “시간이 갈수록 어린이집에 입학하는 아이가 줄어들면서 저출생을 실감했는데, 회사 지원이 늘어나며 다시 입학하는 아이가 늘어나고 있다”며 “어린이집이 떠나갈 정도로 왁자지껄하고 행복했던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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