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로 ‘도시 돌발 홍수’ 예측한다...150개국 260만건 데이터 구축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3. 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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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과거 재난 기록 분석해
전 세계 홍수 데이터 구축
24시간 돌발 홍수 예측 가능
한국은 규제로 서비스 대상서 제외
구글이 만든 플러드 허브 사이트. AI를 활용해 홍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지도 형태로 보여준다. <사진=구글>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도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돌발 홍수를 최대 24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과거 재난 기록을 대규모로 분석해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그동안 예측이 어려웠던 도시 홍수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국은 관련 법 규제로 인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다.

요시 마티아스 구글 리서치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그라운드소스’라는 새로운 AI 기반 재난 데이터 구축 방식과 이를 활용한 홍수 예측 모델을 공개했다. 공공 보고서와 뉴스 기사 등 다양한 기록을 분석해 전 세계 홍수 사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도시 돌발 홍수는 그동안 예측이 어려운 자연재해로 꼽혀 왔다. 강 범람처럼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홍수와 달리 발생 범위가 좁고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국가에서 홍수 기록이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않아 AI 모델을 학습시킬 데이터 자체가 부족했다.

구글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미나이’를 활용했다. AI가 전 세계 뉴스 기사와 공공 기록을 분석해 실제 홍수 사건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발생 날짜와 위치 정보를 구조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150개국에서 발생한 약 260만건의 역사적 홍수 사건을 추출했다. 연구진은 구글 지도 지리정보 시스템을 활용해 각 사건의 위치를 지도 좌표로 변환하고 도시 단위의 세밀한 홍수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이 데이터는 새로운 홍수 예측 모델을 학습하는 데 활용됐다. 모델은 강수량과 기온, 기압 등 기상 데이터와 지형 정보, 위성 기반 환경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특정 지역에서 향후 24시간 안에 돌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계산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이 미국 기상청의 홍수 경보 시스템과 비교해도 유사한 수준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예측 결과는 구글의 재난 정보 플랫폼 ‘플러드 허브(Flood Hub)’를 통해 공개된다. 연구진은 이 AI 모델을 미국 기상청의 홍수 경보 시스템과 비교해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AI 모델은 실제 홍수 사건의 약 32%를 사전에 포착했으며, 경보 정확도는 약 2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기상청 시스템의 포착률 22%, 정확도 44%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특히 이 기술이 기상 관측 장비나 센서가 부족한 국가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홍수 예측 시스템은 레이더나 수문 관측망 등 비싼 인프라가 필요했지만, 이번 모델은 위성 데이터와 글로벌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예측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글은 이를 통해 재난 경보 체계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홍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은 이번에 구축한 홍수 데이터셋을 연구자와 기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이 방식이 산사태나 폭염, 산불 등 다른 자연재해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티아스 부사장은 “공공 기록에 흩어져 있는 재난 정보를 데이터로 구조화하면 AI를 활용해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진다”며 “데이터 부족으로 예측이 어려웠던 자연재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이번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의 기상법은 기상 관측을 기반으로 한 예보나 예측 정보를 일반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주체를 기상청이나 허가받은 기관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 예측 역시 기상 정보를 기반으로 한 예보로 간주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제도는 재난 정보의 공신력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민간 기술의 활용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스위스 등도 이번 연구 대상에서 빠졌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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