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선점하라”…달 경제 문 여는 이 기업 [미장 보석주]
달을 향한 민간 우주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화성 식민지를 주장하던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대표도 달 탐사를 1순위로 수정했다. 로켓을 쏘는 시대에서 달 주변의 통신·데이터·인프라를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의 싸움으로 판이 바뀌는 모양새다. 이런 흐름에 달 경제(Moon Economy)에 사활을 건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미국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다. 이 기업은 단순한 달 탐사 임무를 넘어 달 표면 통신망과 데이터 처리, 위성 인프라 구축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달 경제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과도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시선은 인튜이티브머신스에 쏠린다.

달 인프라 블루오션 노린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2013년 설립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우주 탐사·달 인프라 전문기업이다. 스티븐 알테무스 전 NASA(나사) 부국장 등 3명이 공동 창업했다. 2023년 2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종목 코드는 달을 뜻하는 LUNR다. 로켓을 직접 개발해 쏘기보다는, 달 착륙선을 기반으로 페이로드(탑재체) 배송과 통신·데이터 서비스 등을 묶어 제공하는 ‘인프라형’ 모델을 내세운다.
우주 산업은 크게 발사체, 위성통신, 달 인프라·데이터 시장으로 구분된다. 발사체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다. 스페이스X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구축한 가운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로켓랩 등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레드오션에 가까운 구조다. 위성통신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영국계 위성통신 기업 원웹(OneWeb) 등이 지구 저궤도 위성망을 빠르게 구축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반면 달 표면 통신, 전력 공급, 데이터 전송 등 달 인프라와 데이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기술 난도가 극도로 높고 아직 산업 표준도 정립되지 않았다. 먼저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이런 달 인프라·데이터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NASA의 달 탐사 프로그램과 연계해 통신·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 궤도 중계위성과 달 표면 지형 차량(LTV) 개발 사업은 이미 수주했다. 해당 계약은 최대 10년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잠재 매출 규모는 약 48억2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패의 비용’이 쌓이고 있다는 점은 냉정히 봐야 한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2024년 2월 착륙한 ‘IM-1 오디세우스’와 2025년 진행된 ‘IM-2 아테나’ 임무에서 모두 착륙 직후 탐사선이 전도되는 실패를 겪은 바 있다. 회사는 앞선 두 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 번째 달 착륙에 도전한다. IM-3 임무는 달 착륙선(NOVA-C)을 활용해 올해 하반기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팰컨 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10배 급등 뒤 70% 조정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 개척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주가는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탔다. 2024년 초 2달러대에 머물던 주가는 2025년 1월 24일 장중 한때 24.95달러까지 치솟았다. 약 1년 만에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IM-2 임무 발사 기대감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이후 임무 지연과 착륙 실패 소식이 겹치며 고점 대비 70% 안팎 조정을 받는 구간도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통신·데이터 사업 확장 뉴스와 자금 조달 이슈가 동시에 영향을 줬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1억75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PIPE 성격)다. 회사는 “이 자금은 신흥 고전력 궤도상(on-orbit) 데이터 처리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기술, 그리고 달과 화성 주변 위성 통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주 발행가가 직전 종가 대비 약 20% 낮게 책정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실적은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적자인 이른바 ‘성장주’의 궤적을 보인다. 2025년 3분기 매출은 5244만달러로 직전 분기 200만달러가량 늘었지만 적자는 상장 이후 매 분기 이어졌다. 2025년 3분기엔 1542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매출이 착륙 임무 진행에 따라 분기마다 크게 출렁인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가까운 촉매는 2025년 4분기·연간 실적 발표다. 발표일은 올해 3월 19일이다. 확보한 현금의 집행 속도, 수주 잔고 등이 얼마나 구체화하는지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박윤철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서비스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 경제 변곡점 왔다”
조정 국면 속 저가 매수 구간
전문가들은 인튜이티브머신스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전반에 ‘달 경제’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달 여행과 달 경제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변곡점을 지났다고 평가하며, 인튜이티브머신스가 달 인프라·통신 연결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주 경제 전체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투자를 이끄는 요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스페이스 경제 규모가 2023년 6300억달러에서 2035년에는 1조80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3월 4일(현지 시각) 기준 주가는 18.62달러다. 지난 1월 28일(현지 시각)과 비교하면 20%가량 주가가 내렸다. 증권 업계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만큼 가격 매력이 주목받는 구간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다만 구조적인 AI 기술 경쟁력 열위와 인력 감소 흐름 등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중장기 투자보다는 가격 메리트에 기반한 단기 저가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윤철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주가가 선제적으로 크게 하락하며 가격 매력이 생겼다”며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추가 조정 시 분할 매수가 가능한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0호(2026.03.11~03.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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