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초등교 오폭, 오래된 표적정보 업데이트 안한 탓

임병선 에디터 2026. 3. 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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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군 내부 예비조사 잠정 결론 특종 보도

학교 건물을 인근 군사표적으로 사령부에 전달

왜 검증 절차 작동하지 않았는지 밝히지 못해

공습 첫날 토요일 오전 수업 받던 아이들 참변

8초 동영상은 학교가 아니라 클리닉 타격 장면

이란이 수거한 미사일 파편과 전기모터 증거로

미국만 토마호크 운용, 이란과 이스라엘은 없어

다만 어디에서 어떻게 회수했는지 밝히지 않아

미군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의 해군 시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적 정보로 남부 호르모간즈 주 미나브의 초등학교를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와 조사관들을 인용해 현재 진행 중인 군 예비조사를 통해 미국이 참변에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NYT는 예비 조사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은 미군이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 인근의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기지를 겨냥하는 과정에 발생한 표적 설정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 건물은 과거 군 기지 시설의 일부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과거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 학교 건물은 한때 IRGC 단지의 일부였으나 2013년부터 2016년 사이에 막사와 담으로 분리됐다고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국방정보국(DIA)이 제공한 오래된 데이터를 사용해 공격 좌표를 설정했고, DIA가 제공한 '표적 코드'는 학교 건물을 군사 표적으로 분류해 중부사령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은 이번 결과가 예비 조사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왜 낡은 정보가 사용됐고 검증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 의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관들은 낡은 정보가 어떻게 중부사령부에 전달됐는지, DIA가 최신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는지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DIA가 오래된 정보를 바탕으로 군사 표적을 작성한 배경과 관련 "역사적으로 DIA는 이란의 미사일과 중국, 북한 등 다른 우선순위에 더 집중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IA 표적 정보가 오래됐을 경우 정보당국은 통상 국가지리정보국(NGIA) 영상이나 데이터를 활용해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전쟁 초기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이런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 해군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 역내 국제 무역의 간섭을 막는 데 주력했지만 DIA는 전통적으로 이란 미사일과 중국, 북한 등의 정보에 집중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경제 정책 홍보를 위해 오하이오주로 출발하면서 해당 보도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NYT는 어린이들로 가득 찬 학교를 공격한 이번 사건은 최근 수십년간 미국의 가장 참혹한 군사적 실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에 나타난 미사일은 토마호크로 보여

전날 텔레그래프는 토요일 오전 수업 중이던 어린이 150명 이상과 교사, 학부모 등 175명을 희생시킨 미사일이 미군 것임을 밝혀주는 증거들이 나왔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부모들은 순진 무구한 아이들의 시신을 대형 임시 묘지에 묻고 있는데, 미국은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해군 기지와 막사를 공격했다는 사실만 인정하고 옆의 여학교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비극이 일어난 직후 미국 정보부는 미사일이 미국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내 생각과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것은 이란이 한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유포된 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미나브의 IRGC 기지를 타격한 미사일의 마지막 비행과 명중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시간 측정과 위치 확인을 통해 IRGC가 사용하는 의료 클리닉을 강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점에 이미 학교 건물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카메라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이를 확인했다.
군사 구역 안의 건물 여섯 채와 학교가 공습에 파괴됐다. MINAB - 피해 지도
과거 위성사진들에 따르면 이 학교 건물은 한때 IRGC 단지의 일부였으나 2013년부터 2016년 사이에 막사와 담으로 분리됐다. 위성사진으로는 미사일이 떨어져 학교의 3분의 2가 파괴된 것으로 보였다.
학교 건물은 운동장과 담으로 확연히 구분돼 있다. MINAB- 샤자레 타이예베 학교 
심층취재 웹사이트 벨링캣에 공개된 영상의 정지 화면 비교에 따르면, 이 무기는 독특한 꼬리 지느러미와 몸체 중간에 장착된 두 개의 작은 날개(winglet)를 가진 토마호크로 추정됐다. 날개들이 후방형으로 보이는데 2020년에 도입된 블록 V 토마호크의 특징 중 하나다. 아음속 순항미사일은 항공기, 잠수함, 군함 또는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모델에 따라 다른데 약 2500km까지 된다. 시속 885㎞의 속도로 비행하는 토마호크는 저고도에서 적의 레이더를 피하고, 자체 탑재된 센서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고 목표를 찾는다.
0210 토마호크

450㎏ 탄두는 요새화된 벙커와 같은 단단한 표적을 관통하고 파괴하도록 설계됐다.미 공군 국가안보분석가였던 웨스 브라이언트는 영국 B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영상에 등장한 무기가 토마호크 미사일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산 부품

이란의 메흐르 뉴스 통신은 타격 지점에서 회수된 토마호크 미사일 부품 사진을 공개했다. 이 물품들에는 하나가 안테나 접시 잔해에 부착된 두 개의 인쇄 회로 기판, 전기 모터, 그리고 기타 잔해들이 포함된다.
MINAB - Wreckage 1 Globe Motors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이 모터에는 Globe Motors Inc라는 업체 이름, 오하이오 주소, 그리고 'made in USA'라는 문구가 적힌 데이터 플레이트가 부착돼 있다. 안테나와 연결된 회로 기판 사진에는 부분적인 데이터 플레이트가 있다. 데이터 플레이트의 글씨는 영어로 되어 있으며, Ball Aerospace의 로고와 부품 및 일련번호가 적혀 있고, 로고 옆의 부분적으로 읽을 수 있는 글씨는 "BALL AEROSPACE"라는 단어로 보인다.
MINAB - Wreckage 2 Ball Aerospace

볼 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에 영국의 BAE 시스템에 56억 달러(약 8조 2800억 원)에 인수됐다. 미국 해군 연구소 싱크탱크는 볼이 토마호크 부품, 특히 "미사일의 안테나와 기타 하위 시스템"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메흐르 뉴스가 제공한 구성 요소들이 원래 미국에서 온 것임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들은 이란을 향해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의 잔해일 가능성이 높으며, 현지 당국이 회수한 것이다.

이란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네덜란드에서만 사용된다. 이들 국가 중 미국만이 이란에서 공격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영상 속의 카메라 위치와 방향, 그리고 공격 궤적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은 학교의 동쪽 또는 남동쪽, 즉 아라비아해 방향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의 사거리 1500마일(2414㎞)은 광대한 바다 어디에서든 발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가 공격받았을 때 아라비아해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여섯 척의 구축함이 작전 중이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관리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최근 며칠간 아를레이 버크급 구축함인 USS 스프루언스와 USS 맥폴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국은 미국이 자국 공군 기지를 사용하도록 허용했고, 걸프 상공에서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했지만, 이란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미국 USS 샬럿 핵잠수함에 배치된 호주 잠수함 승조원들은 선실로 보내졌고, 그 때 미군 승조원들은 이란 군함에 어뢰를 발사했다.

미국 관리들은 지난 6일 군 내부 조사관들이 미군이 학교 파업의 책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털어놓았다. 민간인 피해 완화에 관한 국방부 상시 명령은 조사팀이 미군이 민간인 사망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초기 판단을 내릴 경우 평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어조가 바뀐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저녁,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나브 공격을 언급하며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고서가 무엇을 보여주든, 나는 그 보고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공습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해 더 이상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공습이 조사 중임을 인정한 것 자체가 미국이 연루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 발언은 어조가 바뀐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는 "내 생각에, 그리고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이란이 한 일이다. 알다시피 탄약이 매우 부정확하거든"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틀 뒤에는 이란이 "토마호크 미사일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이 엄격한 수출 통제 대상인 토마호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하지만 이란이든 다른 나라든, 토마호크라는 이름이 매우 일반적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렇다. 다른 나라에도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보도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무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으며, 미 육군 장군 배리 맥카프리도 엑스(X)에 글을 올려 "놀라울 정도로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공격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증거인 토마호크 잔해는 이란에서 나온 것으로, 이란 역시 국제 여론을 미국에 반대하도록 돌리려는 명확한 이해관계가 있다.

메흐르 뉴스가 발표한 토마호크 안테나의 비교적 양호한 상태는 이 물품이 폭발하지 않은 '불발탄'에서 회수된 것임을 시사할 수 있다.

N. R. 젠젠 존스 군비연구서비스(Armament Research Services) 국장은 이란의 공격이 학교에서 큰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다고 BBC에 밝혔다. 왜냐하면 이슬람 공화국의 미사일은 "비교적 작은 폭발 탄두"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

독립 기관이 현장에 도착해 조사하지 않았으며, 미국 조사에 대한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우리는 물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학교로 알려져 있었는데 좌표를 수정하지 않고 폭격한 조준 실패일 수도 있고, 정보적 실패로 IRGC 복합 시설의 일부로 오인해 고의로 공격한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지금까지 나온 증거들을 볼 때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를 파괴한 것만은 확실하다고 신문은 결론 내렸다.
이란 영자신문 테헤란 타임스의 지난 9일 1면 지면.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가 토마호크 미사일에 무너져내려 이렇게 많은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됐다며 100명의 어린이 얼굴 사진을 실었다. 제목은 '트럼프, 그들을 똑바로 봐라'다. 부제는 '수백 명의 이란 어린이가 숨졌지만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미나브 초등학교 폭격을 부인하고 있다"

NYT도 대체로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신문은 초등학교 건물 잔해 인근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 문제의 증거들이 놓여 있었다며 파편 중 하나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위성 교신 안테나로 쓰이는 'SDL 안테나'라고 분석했다. 파편에는 미 국방부가 2014년 발주 계약했음을 가리키는 코드 번호가 적혀 있었고, 제조사 란에 미 방산업체인 벨 에어로스페이스 앤드 테크놀로지스가 적혀 있었다.

구동기(액추에이터)로 추정되는 다른 파편에는 '메이드 인 USA'라는 문구와 함께 글로브 모터스라는 제조사명이 적혀 있었다. 신문은 사진의 구동기가 토마호크 미사일의 방향 전환에 사용되는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토마호크는 해군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해 정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하는 미군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미국 이외에 이 미사일을 운용하는 국가는 동맹국인 영국과 호주뿐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이 신문도 이란 측이 공개한 미사일 부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수거된 것인지는 불분명한 점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