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삽니다”…개강 대학가 교재 불법복제 ‘여전’

이연상 기자 2026. 3. 12. 20: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글 잇따라
태블릿 선호…파일 공유·판매 등
“1년 책값 50만원 이상…부담돼”
저작권 침해…교내 서점도 ‘한숨’
신학기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 전공 교재를 불법 복제한 PDF 파일 공유와 거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는 “○○학 교재 PDF 삽니다”, “○○강의 교재 PDF 5천원에 팝니다” 등의 글이 게시돼 있었다.

한 게시글에는 “PDF 파일도 따로 구매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왔고, “한 명이 책을 산 뒤 스캔해 비용을 나눠 내면 된다”는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백모(25)씨는 “불법인 줄 알지만 가격 부담과 휴대 불편 때문에 PDF 파일을 태블릿에 넣어 이용한다”며 “전공책 한 권 가격이 3-5만원 정도라 한 학기 여러 권을 사다 보면 1년 교재비가 5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밝혔다.

실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전공 교재를 스캔하거나 파일 형태로 공유하는 일이 사실상 관행처럼 퍼져 있다.

조선대학교 재학생 이모(23·여)씨는 “선배들이 친한 후배들에게 PDF 파일을 보내주거나 학과 단체 채팅방에 파일이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며 “돈을 받고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냥 공유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날 조선대학교 인근 복사업체 여러 곳에서도 전공 교재 스캔 의뢰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복사업체 관계자는 “학생들이 종종 책을 가져와 스캔을 요청한다”며 “페이지 수에 따라 비용을 받고 작업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판업계는 이러한 불법 복제가 대학 교재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학술출판협회에 따르면 2024년 대학생의 83.3%가 교재 PDF 스캔본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종이 교재 수요가 줄었고 SNS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복제물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재 판매 감소로 교내 서점이 운영난을 겪거나 폐업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교내 서점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강 시즌이면 교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학생들이 온라인이나 PDF 파일로 교재를 보는 비율이 늘어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교재의 불법 복제가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사실상 단속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한다.

한지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교재를 복사해 제본하는 방식이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PDF 파일 형태로 스캔한 뒤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며 “특히 PDF 파일은 무제한으로 확산될 수 있어 오프라인 복사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쇄적인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교재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단속이 쉽지 않다”며 “사적 이용 범위를 넘어 전체 교재를 복제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이연상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