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권 인접한 곳에 왜?…하동 금남면 폐기물재활용시설 논란
하동군 “관련 법령 따라 사업 적정성 검토 중”
하동군 금남면 계천리 일원에 폐기물 종합재활용시설 설치 사업이 추진되면서 입지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시설 신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시장과 병원, 중고등학교와 주거지가 가까운 생활권 인근에 폐기물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하동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한 업체는 지난달 10일 금남면 계천리 32-20 일원에 폐기물 종합재활용시설 설치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해당 시설은 무기성 오니와 제강슬래그, 분진 등을 처리해 콘크리트 원료와 블록 등을 생산하는 재활용 시설이다.
업체가 하동군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하루 처리량은 무기성 오니 50t, 제강슬래그 60t, 분진 40t 등 총 150t 규모다. 업체는 해당 폐기물을 처리해 콘크리트 제품 원료와 고철(철강 원료), 콘크리트 블록 등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시설 입지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가 전도시장과 상가, 병원, 학교와 마을 주거지 등 생활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환경 피해와 생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 인근 주민들은 "전도시장은 5일장이 열리는 지역 중심 상권으로 많은 주민과 상인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며 "이 같은 장소 인근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경우 분진과 소음, 악취 등으로 인해 주민 생활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전 설명이나 의견 수렴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 추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인근 마을 한 주민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나 안내가 없었다"며 "대부분 주민들이 최근에서야 사업 추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주민들은 "해당 업체가 과거에도 동일한 사업을 추진했다가 주민 반대와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는데도 왜 다시 추진돼 주민들이 또 다시 반발하는 상황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인 결과 해당 업체는 2025년 5월 동일한 폐기물처리사업 계획을 접수했으나 업체 사정으로 취하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담당부서에 따르면 과거 제출한 사업계획과 신규 제출한 사업계획이 동일하나 과거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취하된 만큼 신규 제출 사업계획을 기준으로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담당부서 관계자는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사업계획서가 접수돼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면사무소를 통해 주민 의견도 함께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입지 조건과 시설 기준, 환경 관련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변 생활환경에 미칠 수 있는 환경·교통·생활 여건 등 전반적인 부분을 고려해 사업계획의 적정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시설 신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생활권과 인접한 지역에 폐기물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탄원서 제출과 대책위원회 구성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들은 신설 예정 시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절차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시설이 폐기물 관련 시설이라는 점은 배제하고 콘크리트 블록 제조시설로 설명되는 과정에서 주민 간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업체와 하동군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규 시설 정보 제공과 관련해 군이 추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지난 10일, 금남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 회의시 자신들의 사업계획에 대해 마을 이장과 금남면 발전협의회 환경분과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한 차례 설명회를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설 인허가 여부에 대해서는 행정적 검토가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확인된 만큼 반발이 지속질 경우 사업 추진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지역 사회 현안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생활권 인근 폐기물 관련 시설 설치 문제는 하동군의 행정적 판단뿐 아니라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하동군의 판단과 인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정영식기자 jys23@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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