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합의된 성행위 ‘관전 문화’… 개인 에로 판타지 vs 성범죄 위험수위

마주영 2026. 3.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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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모집·인증 후기 올라와
청소년 포함 누구나 볼 수 있어
처벌 근거 없고… 자발성 논란

지난 2월 16일 촬영된 인계동 인근 CCTV 영상 캡쳐본. 단속을 마치고 나온 경찰 모습과 건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인물 모습이 담겼다. 2026.3.11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남녀가 합의 하에 성행위를 하고 누군가 이를 지켜보는 성 문화인 이른바 ‘관전’ 문화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수면 위(3월12일자 2면 보도)로 올라오고 있다. 개인 자유에 속하는 성행위를 제지하긴 어렵다는 의견과 현실에선 성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맞선다.

12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SNS에선 관전 문화와 관련된 게시글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행위자들이 모일 수 있는 관전 클럽이나 장소를 소개하기도 하는가 하면, 관전 참여자를 모집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게시글에는 수도권의 한 관전클럽에서 다섯팀은 무료입장이며, 오후 11시 전 입장이면 술과 볼거리가 무료라고 쓰여 있었다. 또 남녀 여럿이 모여 성행위를 한 후기 아래 수위 높은 인증 사진들이 있었다. 해당 게시글은 청소년을 포함해 누구나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상태였다.

사회통념상 수용하기 어려운 성 문화가 SNS를 통해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는 셈이지만, 이를 막기는 쉽지 않다. 현행 법은 관전 장소를 운영하며 성행위를 알선한 업주나 직원은 처벌하고 있지만, 고객 등 행위자는 처벌 대상으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혜명 오선희 변호사는 “여러 명이 모여 성관계를 하는 것을 타인이 봐도 괜찮다고 상호 간 동의할 경우 어떤 근거로 처벌할 것인가. 집단 성행위나 이를 지켜보는 것이 도덕·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법적 규제로 곧장 이어질 순 없다는 것”이라며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지, 공익을 저해하는지 등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 관련 규제 법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행위의 자발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김지영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술이나 약물을 섭취해 제대로 된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관전에 참여하거나 금전적 대가가 오갈 경우, 겉으론 상호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론 피해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상식적으로 성적 기호가 같은 사람끼리 합의 하에 성행위를 할 뿐이라면 불특정 다수가 속한 SNS에서 공유할 유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에게 후기를 공유하고 구인하는 식으로 일종의 홍보를 벌여 참여 인원을 늘린다는 점에서 관전 문화가 수익을 목적으로 한 성 사업으로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6일 새벽 수원 인계동의 한 일반음식점에서 50~60명이 모여 집단성관계를 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서 성관계가 벌어졌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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