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윤석열 불참·이상민 침묵, ‘이태원의 진실’ 그리 두려운가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첫 번째 청문회가 12일 열렸지만 핵심 당사자들이 책임 회피만 하다 끝났다. 책임을 인정한 이도, 잘못을 사과한 이도 없었다. 당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마땅히 증인석에 앉았어야 할 윤석열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국민 안전을 소홀히 한 죄상을 덮으려만 하는 행태에 분통이 터진다.
청문회는 정부 당국의 대응 과정 문제를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이틀간 열린다. 첫날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 출석했다. 당시 국가 재난안전관리 컨트롤타워라 할 이 전 장관은 행안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을 즉각 지시하지 않은 데 대해 “긴급한 문제가 없었다”고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 그간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책임을 회피하더니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증인선서 자체를 거부했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이 “고발할 수 있다”고 했으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맞받았다. 대놓고 위증을 하겠단 뻔뻔함이었다. 청문회에선 ‘11건의 신고에도 경찰이 왜 출동하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고, 이 과정에서 현장 출동 기록을 꾸미려 시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참사 유족들은 더 늦기 전에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을 텐데, 실망스러운 청문회다. 당시 대통령도 장관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니 실무 공직자인들 왜 안 그러겠는가.
이날 참사 생존자 민성호씨가 “10분이라도 빨랐다면, 100명은 살아남았을 것”이라 한 증언은 당시 대처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새삼 깨우친다. 대통령실·행안부·경찰·지자체 중 한 곳이라도 제 역할을 했다면 159명의 목숨이 스러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청문회가 국가 부재 책임 규명과 성찰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참사 책임을 통감해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청문회 하루만 버티자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 윤석열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태원참사의 사회적 해법은 특조위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목숨을 지키는 데 실패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부실·비위 관련자를 문책하는 데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사회적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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