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배제로 세운 종교 그래서 그들은 싸운다[책과 삶]

서영찬 기자 2026. 3. 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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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 이슬람 전쟁사
레이먼드 이브라힘 지음 |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 512쪽 | 3만3000원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무력으로 충돌해온 근본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왜 두 세계의 충돌은 그치지 않는가. 이 책은 이 같은 물음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충돌의 연원을 이슬람교의 탄생 과정에서 찾는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는 철저한 이교도 배제와 알라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면서 새로운 신학적 패러다임을 창출했다. 이를 통해 공동체를 신격화했고, 정복을 통해 종교적 영토를 확장했다. 절대적 교리를 앞세워 복종하지 않는 자는 처단했고, 이교도는 공존이 아니라 정복의 대상으로 봤다.

책은 636년 야르무크 전투를 시작으로 1683년 빈 포위전에 이르기까지 8차례의 기독교·이슬람 사이의 무력 충돌을 다루는데, 이들 전투를 관통하는 논리는 복종과 배제, 그리고 지하드(성전)이다. 지하드는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교리 그 자체다. “알라의 길에서 전투 대열에 참여하는 것은 60년 동안 예배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라는 야르무크 전투 당시의 믿음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 세계가 유혈 충돌을 거듭한 이유이자 키워드가 복종·배제·지하드인데,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그것들은 이슬람교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충돌은 멈추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두 세계의 군사력 격차가 21세기만큼 벌어진 때는 없었다. 그런데 패권을 쥔 기독교 세계, 즉 서방은 안도감은커녕 불안 속에서 산다. 서방에서 탈기독교적 국가와 정치세력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슬람 세계는 변함이 없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IS)의 깃발 디자인이 야르무크 전투 때 이슬람 진영의 깃발을 차용한 것처럼 말이다. 저자의 설명은 일면 명쾌하지만 이슬람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다.

서영찬 선임기자 akira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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