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공존 시대…문제는 인간이야![책과 삶]

임소정 기자 2026. 3. 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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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브 헤롤드 지음 | 김창규 옮김
현암사 | 292쪽 | 2만원


“제○○○가 더 나은 것 같은데, 그간의 정이 있어서 챗○○○를 못 버리겠어요.”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도 ‘정’이란 것을 느껴버리는 게 사람이다. 로봇청소기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거는가 하면, 전장에서 폭발물을 해체하다 파괴된 로봇의 유해를-아니 부품을- 모아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

AI 발전과 함께,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도 성큼 다가왔다. 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사회성을 가공해서 팔아먹는” 소셜 로봇에 주목한다.

노인 돌봄 로봇은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요양소의 노인들은 머리털 없는 로봇에게 인간 요양사한텐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자폐 패키지가 탑재된 어린이용 로봇은 자폐아의 활동 능력 개선에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다. 인간들이 벌인 전쟁에서 로봇이 인간 대신 학살하고, 인간 대신 희생된다.

로봇의 장점은 지치지 않고,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며, 저항도 거절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로봇에 익숙해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대할 때에도 굳이 상대를 존중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된다. 로봇 연인에 빠진 이들 또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되레 인간 여성을 원망하고, 로봇에게 가하던 폭력을 인간에게 확장할 유혹에 놓인다.

로봇에 의존할수록 인간은 소소한 기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성숙하고 발전할 기회 또한 잃는다. 저자는 소셜 로봇으로 인해 인간이 더 소외·고립되는 상태가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로봇의 모든 문제는 결국 인간에게서 비롯된다.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의 행동 중 최악의 것들만 흡수할 수도 있다. 그는 로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개인과 가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지 않으면, 로봇의 역할은 결국 시장 원리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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