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감소? "참여 학생 중심 '고비용' 구조로 재편"

금창호 기자 2026. 3. 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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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사교육비 총액은 5년 만에, 특히 1인당 사교육비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13년 만에 처음으로 꺾였습니다. 

수치만 보면 반가운 일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아예 안 하는 학생은 줄었지만, 하는 학생은 더 많이 쓰는, 이른바 '사교육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건데요.

통계 이면의 그늘을 금창호 기자와 분석해봅니다. 

그동안 끝없이 오르던 사교육비 총액이 드디어 한 번 꺾였습니다. 

먼저, 그 이유가 제일 궁금한데요.

금창호 기자

네, 5년 만에 줄어든 건데 사실 지난 2020년에는 감염병 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죠.

이 시기를 제외하고 사교육비 총액 감소가 나타난 건 지난 2012년 이후 13년만입니다.

사실 사교육비가 늘든 줄어들든 명확한 원인을 한, 두 개 꼽기가 어렵습니다.

교육부도 오늘 원인을 특정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가장 먼저 고려해볼 수 있는 건 역시 학령인구 감소입니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는 502만 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3% 정도 줄었습니다.

사교육을 이용할 수 있는 전체 학생 규모가 줄다보니 그만큼 사교육비 총액도 줄었단 분석입니다. 

서현아 앵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가 지난해만의 일은 아니죠. 

그런데도 그동안에는 사교육비가 올랐잖아요?

금창호 기자

네, 일단 초중고 학생 감소폭은 2.3%, 사교육비 감소폭은 5.7%로 사교육비의 감소폭이 더 크죠. 

교육부는 이 차이를 돌봄과 방과후 학교, EBS 강좌 등 공공 서비스가 만들었다고 봤습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는데요.

지난해 초등 1·2학년은 약 80%가, 초등 3학년은 과반이 돌봄·방과후학교에 참여할 정도로 집중 지원 대상이었는데, 이들의 사교육비 감소율은 7~10% 정도였습니다.

4·5학년은 1%정도 줄고, 6학년은 오히려 10% 증가한 것과 비교해보면 영향이 확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EBS 교재와 강의가 사교육 수요를 일부 흡수한 걸로 분석됐습니다.

약 1천 300강좌를 들을 수 있는 EBS 중학 강의가 무료로 제공됐고 고등학교에서는 EBS 교재 구입 비율이 32.6%로 전년도에 비해 4%p 올랐습니다.

서현아 앵커

일단 긍정적인 변화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여전히 걱정되는 점도 있죠?

금창호 기자

네, 표면적으로는 사교육비 부담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교육계의 판단은 다릅니다.

일단 총액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역대 두 번째로 많은데다 장기적인 증가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2007년~2019년 10년 동안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10만 원 증가한 반면, 2020년부터 지난 2024년까지 단 4년 만에 17만 원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받는 학생은 더 많이 사교육을 받는 동안 사교육을 포기하는 학생도 느는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실제로, 사교육 참여율이 4.3%p 떨어지는 동안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 4천 원으로 2% 늘었습니다.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 항목이 60만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교육 시장 자체가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중심의 고비용 구조로 재편되는 현상도 확인되는데요.

상대적으로 저가 사교육인 방문학습지나 인터넷 강좌에 쓰는 1인당 사교육비는 소폭 늘거나 오히려 4%가까이 줄어든 반면 고가 사교육인 개인과외와 그룹과외, 학원에 쓰는 비용은 3~6.5% 정도 늘었습니다. 

교육시민단체의 평가 한 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가계 부담 증가로 사교육 참여를 하지 않거나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가구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은 더 많은 과목과 상품을 소비하거나 단가가 상승한 것 등의 요인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사교육에 가장 관심이 많을 때가 대학입시와 직결된 고등학교 시기입니다. 

입시에 대한 부담도 누그러지진 않았군요.

금창호 기자

그렇습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커진 걸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진로·진학 컨설팅에 투자한 비용이 증가했는데요.

지난해 이 항목에 쓰인 비용이 715억 원인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무려 21%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진로·진학과 관련한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지다보니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현아 앵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일단 한 번 시작된 사교육비 감소 추세를 끌고 가려면 효과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텐데요?

금창호 기자

네, 교육부는 일단 오늘은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달 중에 추가로 사교육비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교육계에서는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학원에서 먼저 배워, 상대적으로 학교의 학습 역할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학원의 과도한 선행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더불어 학습 결손이 누적된 학생을 학교에서 지원하고학교 수업만으로도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게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또, 대학입시를 바꾸지 않는 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교육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한 수능 문제 출제와 내신 절대평가 도입 등 평가방식 변경도 필요하단 분석입니다.

영유아 단계부터의 대응도 중요하죠. 

교육부는 올해 영유아 사교육 행태를 조사한 뒤, 내년부터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와 함께 발표할 예정인데요.

교육 단체들은 이렇게 현실파악을 하는 것부터 유아 사교육을 부추기는 유아 영어학원, 일명 영어유치원의 선발시험을 규제하는 법안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서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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