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아들·손자 대를 잇는 사진관 “대 이어 찾는 손님이 자산” [지역에 사니다]
1971년 창업 반세기 동네 사진관
착한 가격으로 지역민 추억 선물
“대 이어 진짜 백년가게 완성이 꿈”

좋은 가족, 좋은 동료
남양스튜디오의 역사는 창업자 두수 씨의 사진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됐다. 남해가 고향인 그는 친척이 살고 있던 마산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취미로 동네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찍었고, 그 취미가 평생의 업으로 이어졌다.
꿈에 그리던 사진관을 열었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초기에는 건물 내 단칸방 하나를 빌려 네 식구가 함께 살며 사진관을 운영했다. 상호인 '남양'은 그의 고향 남해의 '남'과 두 아들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양'자를 따서 지었다. 이후 성실함으로 단골을 늘려간 그는 세 들어 살던 건물을 매입해 지금의 규모로 키워냈다.
"방 한 칸에서 사진 찍고, 암실 작업을 하고, 온 가족이 부대끼며 살았죠. 그 셔터 소리가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현재 남양스튜디오는 두수 씨와 아들 양욱 씨, 그리고 손자 태오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두수 씨는 한국프로사진협회 초대 작가로 활동하며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내공을 자랑한다. 2대 양욱 씨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실기교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다. 여기에 3대 태오 씨까지 합류하며 '3대 사진가 가족'이라는 드문 풍경을 만들었다.
특히 양욱 씨의 아내 한미영(51) 씨도 30년 경력의 포토샵 보정 전문가로 활동하며 촬영부터 후보정까지 '사진 가족'을 완성하고 있다.
양욱 씨는 어머니의 투병과 사진 산업의 디지털 전환기라는 격변기를 겪으며 자연스럽게 사진관 일에 뛰어들었다. 태오 씨 역시 어린 시절부터 사진관에서 자라 사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았고, 고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 진학 대신 가업을 잇는 길을 선택했다.
이들은 가족인 동시에 서로에게 손발이 척척 맞는 좋은 동료다. 학교 졸업앨범 촬영을 갈 때면 두수 씨는 단체 사진을, 2대 양욱 씨는 야외 촬영, 태오 씨는 실내 증명사진 촬영을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학교 관계자의 감탄을 자아내곤 한다.

지역민 추억 담는 '착한 가격'
남양스튜디오는 2024년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돼 지역 주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사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인정받았다. 가족사진은 1인당 1만 원으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액자값(3만 원)을 추가해도 7만 원에 촬영할 수 있다. 일반 사진관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착한 가격은 남양스튜디오의 철학에서 나온다. 양욱 씨는 조금 덜 남기더라도 고객에게 의미 있는 사진을 선물해야 한다고 말한다.
"휴대전화에 모두 카메라가 달려있고, 카메라 보급도 많이 이뤄졌잖아요. 최근에는 AI(인공지능)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일반적인 증명사진의 수요는 점차 줄고 있어요. 지금 시대에 사진관의 의미는 추억을 찍는 거라고 봅니다. 사진관의 문턱을 낮춰서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언제나 가까이서 친숙하게 있는 사진관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수십 년 사진관을 이끌어갈 태오 씨도 가족사진 뿐 아니라 키즈 프로필, 바디 프로필, 그리고 어르신들을 위한 리마인드 웨딩과 장수 사진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결국 남양스튜디오가 지향하는 지점은 '행복한 순간을 간직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100년 전통의 꿈
남양스튜디오는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킨 덕에 특별한 손님들이 많다. 20여 년 전 돌 사진을 찍었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자녀를 데리고 다시 방문하는 대를 잇는 손님도 있다.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해온 50년의 세월은 이제 이 곳만의 독보적인 자산이 되었다.
"사진관 업계에서 저(김양욱 씨)와 제 아들은 금수저예요. 사진관을 처음 열면 하나하나 쌓아가야 하는데, 30~40년 전 손님들이 아버지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잖아요. 부모님 손을 잡고 왔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찾아주니 그보다 더한 자산이 있을까요."
남양스튜디오는 2020년 사진관 중에서는 전국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업력이 30년 이상 된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하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이다. 반세기를 이어온 이들의 꿈도 진정한 100년 가게의 완성이다.
"음식점도 100년이 된 가게는 장맛부터 다르잖아요. 3대까지 이어진 사진관이 언젠가 4대·5대까지 이어져 정말 100년이 된다면 큰 자부심이 될 것 같아요."
아들과 손자의 포부를 바라보는 김두수 씨의 마음도 흐뭇하다. "처음에는 아들이 사진관을 이어받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들·손자가 사진관을 발전시키고 가업을 잇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지금처럼 변치 않고 한다면 100년 가게를 완성해주리라 믿습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