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미국 ‘301조 조사’도 만전을

대미투자특별법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법안이 발의된 지 106일 만이다. 늦게나마 여야 합의로 처리한 것을 환영한다. 그런데 미국은 11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 등에 새로운 관세를 매기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 대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
특별법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전략산업 분야 2000억달러, 조선협력 분야 1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이행 방안을 담고 있다. 자본금 2조원 규모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공사엔 한·미전략투자기금이 설치된다. 특별법이 이제야 국회 문턱을 넘은 데는 여야의 책임이 크다. 여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입법이 늦어진다며 관세를 합의 이전인 25%로 되돌리겠다고 위협하자 부랴부랴 특위를 가동하더니, 이내 ‘사법개혁 3법’으로 충돌하며 법안 처리를 지연시켰다. 정부는 그로 인해 미국 관세 인상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구글에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반출을 조건부로 승인하는 대가를 치렀다.
이제 대미투자 프로젝트 선정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다. 미국이 요구한다고 무턱대고 들어줄 게 아니라 1호 투자부터 한·미가 약속한 ‘상업적 합리성’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앞서 일본이 발표한 대미투자처를 분석해 한국이 잘할 수 있고 미국 시장 선점이 가능한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이 대미투자법 지연을 구실로 회피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핵추진 잠수함 등 안보 분야 협의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한국과 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16개국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줄어든 관세 수입을 충당하기 위해 새 관세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조사 대상국의 ‘과잉 생산’을 문제 삼았다. 한국은 전자장비·자동차·자동차부품·기계·철강·선박 등이 타깃이다. 미국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상호관세 10%가 만료되는 오는 7월 하순 이전에 조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USTR은 “조사 대상국과의 기존 무역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한국은 상호관세 15%가 복원되는 것이라는 의미고, 우리 정부도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당장 USTR은 디지털 서비스·의약품·수산물시장·쌀시장 등을 예로 들며 국가별 추가 301조 조사를 거론했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미국의 301조 조사에 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여야도 국익을 지키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수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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